▲ 5일 개막전 완봉승 후 세리하고 있는 한화 워윅 서폴드(왼쪽)와 최재훈.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고유라 기자] 한화 이글스 에이스 워윅 서폴드(30)가 팀의 '숙원'을 풀었다.

한화는 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개막전에서 서폴드의 9이닝 무실점 완봉승에 힘입어 3-0으로 이겼다. 한화는 이날 승리로 2010년 이후 이어지던 개막전 9연패의 늪에서 탈출했다.

서폴드는 이날 단 101개(스트라이크 101개+볼 33개)의 공으로 9이닝 동안 마운드를 지키며 SK에 단 2개의 안타, 1개의 볼넷만을 허용했다. 7회 2사 후 최정에게 볼넷을 내주기 전까지는 퍼펙트 피칭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날 서폴드가 SK를 꽁꽁 묶으면서 이날 경기(2시간 6분)는 역대 개막전 최단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애리조나 스프링캠프가 끝난 뒤 고향인 호주로 갔다가 지난달 26일 한국에 들어온 서폴드는 이후 2주 동안 자택격리를 하면서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했다. 연습경기에서는 1차례 나와 4이닝 3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 전 한용덕 한화 감독은 '서폴드의 개막전 등판이 불안하지 않냐'는 질문에 "컨디션 관리를 잘했다. 컨디션 100%다. 아주 좋다"며 믿음을 보였다.

서폴드는 감독의 예상을 사실로 입증하며 에이스 피칭을 펼쳤다. 한화는 10년 동안 9번의 개막전(2014년은 우천취소)에서 패하며 아쉬움 속에 시즌을 시작했다. 올해는 개막전부터 큰 임팩트를 보여주면서 상대를 깔끔하게 제압하고 발걸음 가벼운 시작을 알렸다.

서폴드의 완봉승은 KBO리그 역대 최초 외국인 투수 개막전 완봉승 기록이기도 했다. 자가격리 후 컨디션이 잘 올라왔을지에 대한 의심도 깔끔하게 지웠다. 서폴드는 경기 후 "자가격리가 힘들었지만 호주에서 몸을 잘 만들어 왔고 불펜피칭 느낌이 좋아 자신감을 갖고 마운드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날 승리로 팀은 또 얻은 게 있다. 한화는 2선발 채드 벨이 지난달 25일 불펜피칭 후 팔꿈치 염좌 진단을 받아 2주 휴식에 들어갔다. 이때문에 6일 경기는 임준섭이 개막 2선발로 나선다. 한 감독은 일찌감치 투수 총력전을 예고했다. 서폴드가 개막전에서 9이닝을 지우면서 한화는 모든 불펜투수가 6일 경기에 대기할 수 있다.

서폴드는 "팀이 1승을 안고 시즌을 시작할 수 있어서 기쁘다. 퍼펙트게임, 노히트노런이 깨진 건 아쉽지만 결과가 좋아 만족스럽다. 이제 시즌이 시작했기 때문에 1승에 들뜨기 보다는 팀이 더 많은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서폴드는 "11년 전 팀 개막전 승리투수가 누구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아마도 'RYU'?"라고 물으며 팀의 '에이스 계보'를 맞추기도 했다.

2018년 정규 시즌 3위의 영광을 뒤로 하고 지난해 9위로 처졌던 한화는 올 시즌 재기를 노린다. 서폴드의 개막 완봉승이 올해 팀 성적의 예고편이 될 수 있을까. 이제 남은 일은 동료들이 서폴드의 기세를 이어가는 것이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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