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부상 선수들이 많아서…, 지금 우선 부상 선수들이 올 때까지 젊은 선수들에게는 기회죠."

두산 베어스의 가장 큰 고민은 부상이다. 투수 이용찬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로 사실상 시즌을 접었고, 2루수 오재원(햄스트링)을 비롯해 3루수 허경민(손가락 미세골절), 투수 크리스 플렉센(햄스트링)은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다. 포수 박세혁(허리), 1루수 오재일(옆구리)은 엔트리에서 빠질 정도는 아니지만, 출전 시간을 관리해주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걱정스러워하면서도 덤덤했다. "부상 선수들이 복귀해서 정상적으로 돌아가야 한다. 썩 좋은 상황은 아니다"고 털어놓으면서도 젊은 선수들에게 눈을 돌렸다. 

1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대체 선발투수로 나선 사이드암 최원준이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5이닝 2피안타 2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 첫 선발승을 챙겼다. 아울러 개인 한 경기 최장 이닝과 최다 탈삼진 기록을 갈아치웠다. 

김 감독은 "최원준이 선발 경험이 많지 않았지만, 자신감 있고 안정감 있게 본인의 공을 던져줬다"고 칭찬했고, 최원준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시즌 전에도 6선발로 준비하면서 선발 욕심이 있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감독님께서 나를 대체 선발 1순위라고 이야기해주신 것에 걸맞게 최선을 다하려 했다"고 당찬 소감을 밝혔다. 

플렉센은 다음 로테이션부터 합류할 수 있는 가벼운 부상이지만, 이용찬이 빠진 5선발 자리는 이제 무한 경쟁이다. 지금은 최원준이 선두주자로 치고 나왔고, 9일 창원 NC전에 선발 등판해 씩씩한 투구를 펼친 신인 조제영을 비롯해 박종기, 홍건희 등도 기회를 엿보고 있다. 

내야 백업으로는 권민석이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 7일 백업 1순위 내야수 류지혁이 KIA로 트레이드된 이후로는 줄곧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수비가 워낙 안정적이라 기회를 잡았는데, 최근 2경기는 7타수 3안타를 기록하며 타격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대졸 신인 외야수 양찬열은 지난 5일 처음 1군의 부름을 받은 뒤 단숨에 1순위 대타 카드로 자리를 잡았다. 7경기에 나서 타율 0.250(12타수 3안타), 출루율 0.438, 2타점으로 활약했다. 김 감독은 양찬열의 타격은 물론 수비와 주루까지 높은 점수를 주며 당분간은 1군에서 계속 쓰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재원과 허경민은 12일 대전 원정부터 1군에 합류하려던 계획이 무산됐다. 김 감독은 "두 선수는 생각보다 조금 더 늦어질 것 같다. 허경민은 다시 검진하니 뼈가 아직 안 붙어서 다음 주까지 봐야 한다. 오재원도 아직 경기를 할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라 지켜봐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부상 선수들이 나오기 전까지 두산은 주축 선수들이 워낙 탄탄해 백업 선수들이 치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곳곳에 구멍이 난 지금, 젊은 선수들의 눈빛은 어느 때보다 반짝이고 있다. 

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