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와이번스 투수 하재훈.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고유라 기자] SK 와이번스가 흔들리는 불펜투수들로 집단 마무리 체제를 가동할 수 있을까.

SK는 2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3-9로 패했다. SK(12승28패)는 지난달 16일 인천 KT전에서부터 5연패에 빠졌다. 지난주까지 18연패를 했던 10위 한화와 경기차도 이제 2.5에 불과할 정도로 SK의 승률이 낮다. 

SK는 이날 선발투수 이건욱이 5회 3-3 동점을 허용한 뒤 2사 1루에서 박병호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자 서진용으로 투수를 교체했다. 서진용은 2사 1,2루에서 주효상을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추가실점 없이 불을 껐다. SK의 불펜이 무난하게 작동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5회는 폭풍전야였다. 서진용은 6회 허정협에게 홈런을 맞아 역전을 허용했다. 7회 올라온 정영일은 김하성, 박병호에게 솔로포 2방을 허용했다. 이어 8회 이원준이 올라와 2사 1,2루에서 이정후에게 쐐기 스리런을 내주면서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넘겨줬다.

이날 경기 전 염경엽 SK 감독은 마무리를 바꿨다. 하재훈이 19일 키움전에서 1-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9회말 1-2 끝내기 패배를 당하며 4연속 블론세이브를 기록했기 때문. 하재훈은 시즌 14경기 1승1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 6.39를 기록했다. 올해 세이브 기회 10경기에 등판해 블론세이브 6번이 있다.

염 감독은 "당분간 하재훈은 경기 앞에서 편한 상황에 등판할 예정이다. 구위는 좋아졌는데 경기가 꼬인다. 마무리는 데이터를 봐서 그때그때 정할 예정이다. 집단 마무리라고 보면 된다. 서진용, 김정빈, 박민호, 정영일, 박희수 등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경기부터 등판한 모든 불펜투수들이 실점하면서 SK 뒷문에 대한 우려를 높였다. 이날은 세이브 상황이 없었지만 나올 때마다 불안한 불펜투수 동료들을 보며 마무리 하재훈이 편안한 마음으로 구위를 회복할 수 있을지 보는 사람마저 걱정이 될 지경이었다. 데이터를 최대한 고려하겠지만 경기 후반은 분위기, 기세 싸움이라는 점에서 SK 투수들이 전체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SK는 올 시즌 28패 중 역전패가 18경기(리그 최다 1위)였다. 불펜투수들은 그중 14패를 안고 있다. 앙헬 산체스, 헨리 소사, 김광현이 모두 빠지면서 SK 마운드가 헐거워졌다지만 불펜 집단 부진에 그 공식을 바로 대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SK는 이 고비를 어떻게 넘길 수 있을까.

스포티비뉴스=고척,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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