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민규 기자]최근 메이저리그 좌타자들은 수비 시프트 그리고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아웃 존 배드 콜(bad call)’과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빌 제임스 핸드북의 필진 가운데 한 명인 존 드완에 따르면 수비 시프트의 사용 횟수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2010, 2464회였던 수비 시프트는 지난해 13,296회로 무려 439%가 증가했으며 시프트로 막아 낸 득점(SRS) 역시 35점에서 195점으로 증가했다. 그리고 올 시즌에는 지난해보다도 더 증가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시프트는 우타자보다도 좌타자에게 더 치명적인 피해를 주고 있다. 본래 시프트의 목적이 강하게 당겨치는 좌타자를 잡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우타자를 상대로는 1루수의 움직임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효용성이 떨어지는 반면 좌타자를 상대로는 3루수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좌타자 타석에서 시프트를 더 많이 적용한다. 실제로 타석에 들어섰을 때 시프트가 가장 많이 적용된 타자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좌타자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음은 드완이 정리한 지난해 시프트가 가장 많이 적용된 타석을 기록한 선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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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시즌 시프트가 가장 많이 적용된 타자 Top 10

1. 데이비드 오티즈 : 505타석(94.9%)

2. 라이언 하워드 : 453타석(93.6%)

3. 크리스 데이비스 : 400타석(95.2%)

4. 브랜든 모스 : 398타석(88.1%)

5. 브라이언 맥캔 : 394타석(87.2%)

6. 아담 던 : 371타석(94.6%)

7. 루카스 두다 : 354타석(77%)

8. 마크 테세이라 : 315타석(82.2%)

9. 아담 라로시 : 308타석(71.3%)

10. 마이크 무스타커스 : 290타석(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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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위에 올라 있는 마크 테세이라(스위치 타자)를 제외한 나머지 타자들은 모두 좌타자다. 테세이라 역시 좌타석에 더 많이 서는 타자로 그는 지난해 우타석에 144번 들어선 반면 좌타석에는 364번 들어섰다.

지난해 시프트가 적용된 타석이 가장 많은 데이비드 오티즈(40)는 시프트를 적용하지 않은 타석과 적용한 타석을 비교했을 때 .049의 타율이 손해를 입었으며 라이언 하워드(36).166, 크리스 데이비스(29).212의 타율이 손해를 입었다. 브랜든 모스(.091.236)나 아담 던(.200.223) 같은 예외 사례도 있으나 대부분의 타자들은 수비 시프트로 많은 손해를 봤으며 이는 올 시즌도 마찬가지다.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아웃 존의 배드 콜(bad call)’ 역시 수비 시프트 못지않게 좌타자들을 괴롭히고 있다. 많은 좌타자들은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아웃 존이 스트라이크로 선언이 되면서 볼 카운트 싸움에서 적지 않은 손해를 보고 있다. 마이크 스태들러의 야구의 심리학에 따르면 타격의 50%는 정신력에 달려 있다고 한다. 만약 정신력이 약한 타자가 볼카운트 싸움에서 손해를 입었다면 그 타석의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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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시즌 아웃 존스트라이크 선언 비율 Top 15

1. 맷 카펜터 : 9.37%

2. 벤 리비어 : 8.74%

3. 브록 홀트 : 8.63%

4. 닉 마카키스 : 8.48%

5. 루카스 두다 : 8.12%

6. 앙헬 파간 : 8.08%

7. 브렛 가드너 : 8.01%

8. 벤 조브리스트 : 7.92%

9. 커티스 그랜더슨 : 7.84%

10. 체이스 헤들리 : 7.73%

11. 제이스 피터슨 : 7.43%

12. 추신수 : 7.29%

13. 스티븐 보트 : 7.23%

14. 그레고리 폴랑코 : 7.16%

15. 덱스터 파울러 : 7.15%


2000구를 기준으로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아웃 존을 주심이 스트라이크로 선언한 비율이 가장 높은 타자 15명 가운데 벤 조브리스트(34)와 체이스 헤들리(31) 그리고 덱스터 파울러(29)를 제외한 12명의 타자 모두 좌타자들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타자보다 좌타자들이 더 많은 스트라이크존 피해를 보고 있다.

많은 메이저리그 팬들은 배리 본즈(51)의 무서운 타격을 기억하고 있다. 금지 약물 복용으로 퇴색되긴 했으나 본즈의 기록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통산 출루율이 .444에 이르는 본즈는 2001년부터 2004년까지 각각 .515, .582, .529, .609의 괴물 같은 출루율을 기록하며 4년 연속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차지했다. 그는 42세이자 자신의 메이저리그 마지막 시즌이었던 2007년에도 .480의 출루율을 기록하는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그런 본즈의 뒤를 이어 새로운 출루 머신으로 활약한 이가 바로 조이 보토(32).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 연속 4할 출루율을 기록한 보토는 본즈 이후로는 내셔널리그에서 처음으로 4년 연속 출루율 1(2010-2013)를 차지하기도 했다. 보토는 2009년부터 올 시즌까지 현역 메이저리거 가운데 출루율 .433로 당당히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추신수는 .383로 12위다.

지난해는 보토에게 새로운 전환점을 맞는 시기였다. 지난 시즌은 신시내티 레즈와 보토가 합의한 10225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의 첫해였다. 보토는 자신에게 대형 계약을 안겨 준 신시내티에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첫 장기 계약의 부담감이 그에게 미친 영향은 상당했다.

결국 지난해, 보토는 자신의 선수 생활에서 최악의 부진을 겪고 말았다. 18경기에서 .317/.450/.556의 훌륭한 활약을 펼쳤지만 보토는 시즌 내내 대퇴사두근과 무릎 부상에 시달렸으며 결국 첫 풀타임을 치른 2008년 이후 가장 적은 62경기 출장에 그치고 말았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6년 간 보토가 기록한 안타 가운데 당겨친 안타의 비율은 34.4%였으며 그 타구들의 BABIP.360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보토가 당겨친 타구의 BABIP.200에 불과했는데 이는 그의 메이저리그 커리어에서 가장 낮았다대퇴사두근과 무릎 부상으로 하체의 힘을 온전하게 쓸 수 없었던 보토는 강한 타구를 만들어 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보토의 강한 타구의 비율은 32.4%2008년 이후 가장 낮았다당긴 타구들의 강도 역시 좋지 못했는데 지난해 보토가 당겨친 타구 가운데 강한 타구의 비율은 24.2%로 이 역시 그의 커리어에서 가장 낮은 기록이다.

또한 지난해 보토는 다른 좌타자들과 마찬가지로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아웃 존이 스트라이크로 선언되는 비율이 증가했다. 지난 시즌, 보토의 아웃 존의 스트라이크 선언율은 7.48%로 그의 메이저리그 커리어에서 가장 높았다. 조금 더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지난해 4, 보토의 아웃 존 스트라이크 선언율은 7.89%로 높았지만 볼넷 비율 역시 19.8%로 아랑곳하지 않았다. 5월 들어 스트라이크 선언율이 6.89%로 떨어졌지만 이후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기 전, 23경기에서의 아웃 존 스트라이크 선언율이 7.21%로 다시 증가하면서 그 기간 동안 볼넷 비율은 14.1%로 떨어지고 삼진 비율은 18.2%0.9%p가 증가했다. 이는 주심들의 스트라이크 선언이 불분명해지면서 선구안과 보토 자신이 설정한 스트라이크존이 흔들린 것으로 해석된다.


2008년 이후 보토의 아웃 존 스트라이크 선언율

2008: 6.24%

2009: 4.95%

2010: 6.05%

2011: 6.75%

2012: 7.03%

2013: 6.79%

2014: 7.45%

2015: 6.63%


그러나 보토는 올 시즌 지난해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 냈다. 보토는 올 시즌 158경기에 출장하며 .314/.459/.541/1.000의 타격 라인과 함께 7.4 fWAR을 기록했다. 그가 올 시즌 기록한 fWAR은 내셔널리그 MVP가 됐던 2010(7.0)보다도 높은 기록이다. 보토는 올 시즌 자신이 건강하기만 하다면 리그 MVP급 활약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보토에게 올 시즌은 부진을 딛고 부활에 성공했다는 것뿐만 아니라 출루와 장타 모두를 잡은 해이다. 세이버메트릭스 기록, 그 가운데서도 wRC+(조정 득점 창출력)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보토는 그동안 홈런과 타점을 너무 등한시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2011(72장타) 이후 가장 많은 64개의 장타(29홈런)와 함께 역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200 이상의 ISO(순장타율/올 시즌 .228)을 기록했다.

보토는 100타점을 채우지 못했다는 점(올 시즌 80타점) 외에도 아쉬운 점이 몇 가지 더 있다. 그는 단 1리 차이로 브라이스 하퍼(.460)에게 내셔널리그 출루율 1위를 빼앗겼으며 홈런 1개와 볼넷 7개를 더하지 못해 베이브 루스, 테드 윌리엄스, 배리 본즈에 이어 3할 타율-30홈런-150볼넷을 달성한 메이저리그 역대 네 번째 선수가 될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그렇다면 보토는 올 시즌 어떻게 반등을 이뤄 낼 수 있었을까.

올 시즌 전반기, 최악의 부진을 겪었던 추신수는 자신을 괴롭히던 ‘Choo zone’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더욱 노골적으로 공을 골라 내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보토 역시 같은 방법을 사용했다. 보토가 .317/.423/.646의 훌륭한 활약을 펼쳤던 4, 그가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아웃 존이 스트라이크로 선언된 비율은 6.19%였으며 스트라이크존 밖으로 배트를 낸 비율은 19.2%였다. 그러나 5월 들어 아웃 존의 스트라이크 선언율이 8.08%로 증가하면서 아웃 존의 스윙율 역시 20.9%로 동반 상승했으며 6월에는 22.1%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보토는 점차 아웃 존에 대한 스윙율을 줄여 나가면서 노골적으로 공을 골라 내기 시작했다. 그 결과 후반기, 그의 아웃존 스윙률은 17.7%(전반기 20.8%)로 줄어들었고 자연스럽게 심판의 스트라이크 선언율 역시 6.04%(전반기 7.17%)로 줄어들었다. 그에 대한 부산물로 볼넷 비율은 무려 11.1%p가 증가한 26.5%였다. 보토가 전반기에 비해 어째서 후반기 성적(.362/.535/.617  5.1 fWAR)이 향상됐는지 알 수 있다.

올 시즌 보토는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낮은 19.3%의 아웃 존 스윙율과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20%가 넘는 볼넷 비율과 45푼이 넘는 출루율을 기록했다. 새로운 스트라이크존에 적응을 마친 보토의 선구안은 흔들리지 않았다. 

또한 보토는 낮아진 강한 타구의 비율을 다시 회복했다. 부상으로 약해진 다리의 근력을 회복하기 위해 자신의 개인 타격 코치인 그렉 오할로란과 겨우내 엄청난 훈련량을 소화한 보토는 다리 부상이 완전히 회복된 것을 알리기라도 하는 듯 매서운 타구를 쏘아 댔다. 올 시즌 보토의 강한 타구는 지난해에 비해 5.9%p가 상승한 38.3%이고 약한 타구는 3.8%p가 떨어진 9.5%였다. 하체의 힘을 다시 완벽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된 보토는 패스트볼 상대 타율이 다시 좋아졌다. 지난해 .262에 불과했던 보토의 패스트볼 상대 타율은 올 시즌 .320으로 다시 상승했다. 시속 95마일 이상 상대 타율은 다른 시즌보다 더욱 좋아졌다. 2013.163, 지난해 .267에 불과했던 시속 95마일 이상 강속구 상대 타율은 올 시즌 .300까지 올라갔다. 이는 시속 95마일 이상 강속구를 상대로 20타수 이상 소화한 시즌 가운데 MVP를 차지했던 2010년 이후 가장 좋은 기록이다.

신시내티는 올 시즌 6498로 지구 꼴찌에 그쳤다. 리빌딩에 들어간 신시내티는 이미 시즌 도중 조니 쿠에토(29)를 팔았고 아롤디스 채프먼(27)과 제이 브루스(28) 등 팀을 이끌어 왔던 선수들을 팔고 미래를 이끌어 나갈 유망주 영입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팀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월트 자케티(64)에게 회장을 맡기고 비 야구인 출신인 딕 윌리엄스(44)를 단장으로 임명했다. 신시내티의 리빌딩이 더욱 주목을 받는 이유다.

보토는 신시내티와 8년의 계약 기간이 남았다. 과연 보토를 중심으로 하는 신시내티의 리빌딩이 얼마나 잘 이뤄질 수 있을까. 명예 회복에 성공한 보토의 소임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다.


기록 출처 : 베이스볼 레퍼런스, 팬그래프닷컴, 베이스볼 서번트, 빌 제임스 핸드북

[사진 1] 조이 보토 ⓒ Gettyimages

[사진 2] 배리 본즈 ⓒ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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