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졸 신인으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SK 최지훈(왼쪽)과 한화 강재민 ⓒ한희재 기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2020년 KBO리그 신인드래프트는 여전히 고졸 초강세였다. 오히려 고졸 쏠림이 더 심해지는 양상이었다. 1차 지명자, 그리고 2차 1라운드 지명자는 모두 고졸이었다. 

대졸 선수로 4라운드 이내 지명을 받은 선수는 유턴파 손호영(LG)을 제외했을 때 2차 2라운드 천성호(kt), 3라운드 최지훈(SK), 4라운드 강재민(한화)이 전부였다. 한 구단 스카우트는 “기본적으로 고교 졸업 후 지명을 받지 못한 선수들이 대학에 진학한다. 여기에 최근 대학 야구가 수업 등의 문제로 제대로 훈련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수준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물론 올해도 고졸 신인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상위 지명을 받은 대졸 신인들도 분전하며 팬들의 눈길을 모은다. 야수 쪽에서는 최지훈 천성호가 꾸준히 기회를 얻고 있고, 투수 쪽에서는 강재민이 등장했다. 대졸 신인들은 나이가 4살 많기 때문에 즉시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의미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세 선수는 출발이 좋다.

최지훈은 가장 돋보이는 대졸 신인이다. 11일까지 42경기에서 타율 0.297, 4타점, 4도루를 기록했다. 초반의 기세가 다소 주춤하기는 하지만 박경완 SK 감독대행이 “리드오프로 육성하겠다”는 뜻을 확고하게 밝힐 정도로 구단의 눈도장을 받았다. 기본적으로 좌·우완을 가리지 않는 콘택트 능력이 좋고, 빠른 발도 갖추고 있다. 여기에 강견이고 수비 범위 또한 넓어 차세대 중견수로 기대를 모은다.

강재민도 1군 정착을 앞두고 있다. 11일까지 7경기에서 9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0을 기록 중이다. 정교한 제구를 바탕으로 한 공격적인 피칭으로 한화 불펜에 새 빛으로 떠올랐다. 표본이 다소 적기는 하지만 피안타율은 0.083,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0.52에 불과하다. 제구가 좋은 선수라는 점에서 큰 기복 없는 경기력을 기대할 만하다. 

천성호 또한 내야 멀티 플레이어로 활약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은 대졸 신인들의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는 공통적인 목표 의식으로 뭉쳐있다. 서로 말하지 않아도, 대학의 어려운 현실을 4년이나 겪은 이 선수들은 절박함이 있다. 

최지훈은 “고졸 선수들이 대졸 선수보다 높은 평가를 받고, 또 잘하는 선수도 많다. 하지만 대졸 선수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강재민 또한 “대학 야구 자체가 침체기에 있다고 할 수 있는데, 동기들이 잘하고 있고 꾸준하게 좋은 활약을 보인다면 대학 야구에 관심이 가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항상 생각하는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졸 신인들이 알토란같은 몫을 한다면, 스카우트들과 팬들의 시선도 더 많이 쏠릴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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