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언 긱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전드 라이언 긱스(47)가 2008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당시 '언성 히어로'로 카를로스 케이로스(67, 포르투갈) 현 콜롬비아 대표 팀 감독을 꼽았다.

케이로스는 한국 대표 팀과 월드컵 예선에서 '주먹감자' 논란을 일으킨 인물로 국내 축구 팬에게도 익숙하다. 2004년부터 5년간 맨유 수석코치를 역임했다. 알렉스 퍼거슨(78)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프리미어리그(PL) 우승 2회, FA컵과 챔스 우승 1회에 기여했다.

긱스는 20일(한국 시간) 영국 방송 'BT 스포츠' 인터뷰에서 "아시다시피 2008년 챔스 결승은 승부차기로 결론이 났다. 중압감이 엄청났다. (스폿 지점으로 가는데) 다리가 납덩이처럼 무거웠다"면서 "이거 하나만 기억했다. 연습한 대로만 하자. 경험상 페널티킥 실축은 (원래 차기로 맘먹었던) 방향을 바꿔서 일어나는 것이기에 훈련 때 했던 대로만 하자고 굳게 다짐했다(in my experience people miss penalties because they change their mind)"고 밝혔다.

"결승전이 열리기 일주일 전쯤인가. 케이로스 수석코치가 선수단에 지시했다. (경기일까지 좀 남았을 때) 미리 페널티킥 방향을 설정하라고. 그게 참 도움이 됐지 싶다. 그래서 (실제 결승에서도) 오른쪽으로 망설임 없이 찰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 라이언 긱스(왼쪽)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석코치 시절 카를로스 케이로스
긱스는 결승 무대인 러시아 모스크바 적응 훈련에서 페널티킥을 오른쪽으로만 찼다. 15개 가운데 14개가 골망을 흔들었다. 자신감이 생겼다.

"어느 방향, 어떤 세기로 찰지 확신이 들었다. '딱 이렇게만 하면 되겠다. 실전서도 맘 안 바꾸고 이대로만 차면 되겠다' 묘한 자신감이 생겼다. 전적으로 케이로스 덕이었다. 그는 '연습한 걸 재현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실패할래야 할 수가 없다'며 등 두드려 줬다(It was Carlos Quieroz really. He said we're going to practice it and recreate - obviously, you can't)"고 힘줘 말했다.

12년 전 긱스는 PL 라이벌 첼시와 챔스 결승에서 벤치로 출격했다. 통산 759경기째 출장. '잉글랜드 전설' 보비 찰튼(82)이 보유한 최다 출장 기록을 새로 썼다.

흐름이 팽팽했다. 1-1로 승패를 가리지 못한 채 맞은 승부차기. 긱스는 7번째 키커로 나서 첼시 골리 페트르 체흐(38)를 완벽히 속이고 골네트 오른쪽을 출렁였다.

긱스 다음으로 나선 니콜라 아넬카(41)가 실축하면서 스코어 6-5, 맨유 우승이 확정됐다. 혈투 끝 포효 배경으로 긱스는 주저없이 67살 포르투갈인을 지목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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