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를 한화를 제외한 나머지 8개 팀을 상대로는 승리 하이파이브를 자주 하지 못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올 시즌 KBO리그는 총 7개 팀이 5할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6개 팀 정도가 5할 이상을 기록한 적은 있었지만, 7개 팀이 5할 이상인 것은 10구단 체제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승률 인플레를 만든 것은 상위권 팀들이 아닌, 오히려 하위 2개 팀이다. 9위 SK는 22일 현재 30승58패1무(.341)를 기록 중이다. 10위 한화는 23승63패1무(.267)다. 한화는 KBO리그 역사적으로 봤을 때도 승률이 밑바닥에 속한다. 9위 SK는 그런 한화에 6경기 차로 앞서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는 달라”라고 말할 처지가 아니다. 어쩌면 꼴찌나 마찬가지인 9등이다.

SK가 그래도 승률 0.333을 넘길 수 있었던 원동력은 최하위 한화와 맞대결에서 차곡차곡 승리를 챙겼기 때문이다. SK는 올해 한화를 상대로 9승4패1무로 앞섰다. 이를 돌려 말하면, SK는 나머지 상위 8개 팀과 맞대결에서 21승54패(.280)에 머물렀다는 이야기가 된다. 한화를 제외한 나머지 팀들을 상대로는 3연전 중 한 번도 이기기 힘든, 경쟁력이 없는 팀이 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는 SK가 좀처럼 승률을 높이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22일 인천 두산전은 올 시즌 SK의 답답한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준 경기다. SK는 21일 인천 삼성전에서 타격이 호조를 보이며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22일 선발은 외국인 투수 리카르도 핀토, 상대는 이날이 개인 선발 첫 등판인 우완 김민규였다. 아무리 두산의 객관적인 전력이 강하다고 해도 두산조차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경기였다. SK는 이날 이기고 연승으로 가야 할 당위성이 있었다.

하지만 1회 2사 만루 기회에서 김민규를 무너뜨리지 못했고, 오히려 5회까지 1안타에 그치는 등 철저하게 끌려갔다. 1안타도 상대 중견수 정수빈의 실책이나 다름없는 3회 최정의 2루타였다. 1~3회를 잘 버티던 핀토도 4회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3실점했다. 타선은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마운드는 고비를 넘기지 못하는 안 되는 경기 흐름이 그대로 이어졌다.

최하위와 9등은 어감이 다르다. 야구계에서도 “9등과 10등의 차이는 크다. 9등은 묻히지만, 10등이 되면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너무 많아진다”는 말들을 한다. 올 시즌 한화의 저조한 경기력을 보면 어쩌면 SK는 10등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몰리지는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승률, 그리고 경기력은 SK도 꼴찌나 다름없는 팀이라는 것을 강력하게 가리키고 있다.

한화와 맞대결은 이미 14번이나 했다. 9개 팀 중 가장 많은 경기를 했고, 앞으로 남은 경기는 단 두 번이다. 리그 1·2위 팀인 NC와 키움은 7경기씩이 남았다. 지금 이런 경기력으로는 0.341의 승률이 계속해서 2할대를 향해 추락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효과적인 출구 전략 수립도 결국 지금 경기력에서 뭔가를 발견해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매일 지는 팀에 내년을 위한 좋은 경험이 남을 리 없다. 그 경험은 최하위가 아닌, 윗동네 팀을 잡아야 생긴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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