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부산, 박대성 기자]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은 선수단을 신뢰하고 끝까지 믿는다. 덕아웃에서도 표정 변화 없이 작전을 지시하고 경기를 운영한다. 하지만 허문회 감독은 철저한 준비 없이 자신 없는 경기력에 분노한다.

허문회 감독은 자율적인 야구를 추구한다. 부진과 슬럼프에 빠져도 다그치지 않는다. 짜여진 훈련 프로그램 안에서 몸으로 느끼고 발전하길 바란다. “공부를 할 때도 옆에서 억지로 시키면 하기 싫다. 강요하면 역효과가 난다. 마음의 준비가 됐을 때, 묻고 연구해야 습득이 빠르다”는 철학으로 팀을 운영한다.

프로에 올라온 선수라면, 모두가 엘리트고 강요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지론을 가슴 속에 품고 있다. 평균자책점(ERA) 4.35로 후반기에 폼을 올렸던 박세웅이 부진할 때도, 민병헌 등 타선이 침체됐을 때도 “사이클이 있다. 올라올 거로 믿는다”고 말했다.

1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안치홍이 삼중살을 쳤을 때도 “경기에서 못 치고 싶은 사람은 없다. 조선의 4번 타자도 삼중살을 치는데 안치홍이라고 그러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감쌌다. 선수들도 허문회 감독 철학 아래서 최대한 즐기면서 경기에 임하려고 한다.

항상 선수단을 신뢰하고, 믿음으로 밀고 나가지만, 어떤 경우에는 화를 낸다. 경기 중에 실책도 아니고, 떨어진 경기력도 아니다.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았을 때,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을 불문하고 지적한다.

투수를 예로 들었다. 허문회 감독은 “그라운드에서 실책은 누구나 한다. 타석에서 못 치는 것도 괜찮다. 못하고 싶어서 못하는 선수가 어디 있겠나. 투수를 예로 들면, 몸쪽으로 던졌는데 가운데로 쏠리는 건 괜찮다. 하지만 몸쪽 투구가 겁이 나서 바깥쪽으로 던지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28일 서준원을 3이닝 만에 내렸을 때도 같은 생각이었다. 당시 허 감독은 “3회에 볼넷이 4개였다. 상대 투수는 가운데로 잘 던졌다. 야구는 투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멀리서 수비하고 있는 야수들도 생각해야 한다”라며 뼈 있는 메시지를 남겼다.

모든 걸 쏟아부었지만, 결과가 나쁘면 받아들이자고 강조한다. 안치홍과 민병헌 부진에도 “부담이 큰 것 같다. 작년에 3할을 치더라도 올해 안 좋다면 목표를 낮춰도 된다. 조금만 내려 놓으면 충분히 잘 할 선수들”이라며 다독인 이유다.

롯데는 3일 KIA 타이거즈전 3-4 패배로 2연패에 빠졌다. 93경기 47승 1무 45패로 7위에 있다. 5위 추격을 위해 1승이라도 더 쌓아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추격에만 급급하니 힘들었다. 몇 승을 설정한 뒤에 못 이룬다면 동기부여가 안 될 수 있다. 한 경기에 쏟고 다음을 집중하려고 한다. 오늘이 중요하다”며 모두가 전력 투구 한다면, 결과는 반드시 따라올 거로 믿었다.

스포티비뉴스=부산, 박대성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