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와이번스 코칭스태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고유라 기자] SK 와이번스가 여러 가지 불명예 기록으로 절망스러운 수요일 밤을 보냈다.

SK는 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4-12로 패했다. SK가 지난달 28일 KIA전부터 이날까지 기록한 11연패는 팀 창단 시즌인 2000년 6월 22일 롯데전~7월 5일 롯데전에 이어 구단 최다 연패 타이 기록이다.

SK 투수진은 이날 볼넷 16개를 허용했다. 이전까지 한 경기 팀 최다 볼넷 허용 기록은 2008년 9월 3일 한화가 두산 상대로 기록한 13개였는데, 심지어 이날은 18회 연장전 경기였다. SK는 정규 이닝, 그것도 8회까지 무려 볼넷 16개를 내주면서 자멸했다.

선발 백승건이 1이닝 6볼넷 4실점(3자책점)을 기록했고 조영우가 2볼넷, 신재웅이 3볼넷을 내줬다. 이어 박희수가 1볼넷, 김찬호, 양선률이 각각 2볼넷을 기록했다. 이태양, 서동민만 볼넷을 허용하지 않았다.

SK 투수들이 순서를 가리지 않고 볼넷을 내주면서 키움은 2008년 5월 29일 두산(LG전) 이후 리그 역대 2번째로 선발 전원 안타라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SK는 계속해서 투수들이 붕괴되자 8회 무사 만루 위기에서 한 번도 1군 경험이 없던 양선률을 7번째 투수로 올렸다. 양선률은 첫 타자 전병우에게 만루홈런을 맞아 리그 역대 3번째로 데뷔전 첫 타자 만루홈런 허용 투수가 됐다. 신인 투수에게 여러모로 가혹한 등판이었다.

SK는 올 시즌 9이닝당 볼넷이 4.88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팀인데 이날도 볼넷으로 인해 경기가 늘어지고 집중력이 떨어졌다. 주자가 쌓여 만들어진 위기마다 실책이 끼어 비자책 실점이 생겼기 때문에 실책을 야수들 탓으로만 단정할 수는 없었다. 투수들의 기본적인 메커니즘과 제구력, 배터리의 볼배합에 대해 기본적으로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SK는 10일부터 중대한 일전을 펼친다. 11연패를 하는 사이 5.5경기차에서 1.5경기차까지 추격한 10위 한화와 2연전을 치르는 것. 맞대결 2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 지금의 SK로서는 최하위 한화도 상대하기 버거운 싸움이 될 수 있다. SK에는 상대팀이 적이 아니라 팀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볼넷'이라는 적이 있기 때문이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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