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전히 좋은 기량을 선보이며 팀의 에이스 공인을 받은 류현진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보통 투수들의 성적에서 가장 많이 인용하는 지표는 9이닝당 자책점을 나타내는 평균자책점이다. 어쨌든 자책점이 적은 투수가 좋은 투수일 가능성이 큰 만큼, 가장 오랜 기간 대중적으로 활용되어 왔다.

다만 최근 ‘스탯캐스트’ 등 타구 추적 기술이 발달하면서 평균자책점에 ‘타구의 질’을 결합하려는 노력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포브스’에 칼럼을 기고하는 토니 블렌지노는 ‘TRU ERA’라는 지표를 만들었다. 이 지표는 평균자책점에 타구 속도, 발사각 등을 조합하고 여기에 탈삼진과 볼넷이라는 투수가 제어할 수 있는 지표를 더해 최종적인 결론을 냈다. 평균자책점이 낮아도, 허용하는 타구질이 좋지 않다면 점수가 깎인다.

토론토 이적 후 첫 시즌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친 류현진(33·토론토)은 이 부문에서도 좋은 성과를 냈다는 게 블렌지노의 분석이다. 류현진은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이 확실시되는 셰인 비버(클리블랜드), 올해 뛰어난 활약을 펼친 마에다 겐타(미네소타)에 이어 3위에 올랐다.

블렌지노는 류현진의 상대의 정확한 콘택트를 막는 데 일가견이 있다면서 지난해에도 이런 양상이 있었다고 했다. 2년 연속 이 부문에서 리그 최정상급의 투수였고, 올해는 아메리칸리그에서 상대의 콘택트를 가장 효율적으로 막아낸 선수라고 평가했다. 실제 류현진은 빠르지 않은 구속으로도 다양한 구종과 로케이션을 활용해 강한 타구를 억제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여기에 블렌지노는 류현진을 두고 “그는 항상 뜬공의 권위를 무시해온 선수”라고 칭찬했다. 뜬공은 보통 땅볼에 비해 실점 확률을 더 키우기 마련인데 류현진은 잘 맞은 뜬공을 방지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이다. 블렌지노의 연구에 따르면 류현진은 뜬공 타구의 질을 가장 잘 억제한 투수였다. 

블렌지노는 “건강은 류현진의 항상 가장 큰 문제였지만, 그는 연속으로 깨끗한 시즌을 기록했다”고 이 부분에서도 의구심이 사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비버, 마에다, 류현진에 이어 이 부문에서는 루카스 지올리토(시카고 화이트삭스), 랜스 린(텍사스), 딜런 번디(LA 에인절스), 게릿 콜(뉴욕 양키스) 순으로 4~7위를 형성했다. 이 선수들 모두 체감상으로도 잘 던진 투수였다는 점을 생각할 때 블렌지노의 연구 결과도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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