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맷 윌리엄스 감독.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악몽 같은 주말이었다. KIA 타이거즈가 두산 베어스와 주말 3연전에서 애런 브룩스의 공백을 온몸으로 체감했다. 3일 내내 선발 싸움에서 밀린 가운데 5이닝을 채운 선수는 양현종이 유일했다. 

2일 선발 양현종은 5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다. 5회까지는 2점만 내주면서 3-2 리드를 지켰는데 6회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주자 4명을 내보내면서 실점이 늘어났다. 두산에 6회에만 7점을 빼앗기면서 흐름을 내줬고 공격에서는 두산 투수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3-14로 대패했다. 두산 선발이 라울 알칸타라였다지만 양현종으로 맞선 경기에서 14실점은 너무 컸다. 

3일에는 이민우가 단 1이닝 만에 교체되는 수모를 맛봤다. 1회 시작부터 무사 만루에 몰리더니 3점을 빼앗겼다. KIA는 이민우에게 더 많은 이닝을 맡길 여유가 없었다. 이민우는 지난달 26일 롯데전에서도 ⅔이닝 만에 7실점하고 교체됐다. 최근 3경기 모두 선발로 나왔는데 여기서 단 5이닝만 던졌다. 

마지막 카드 임기영도 초반 실점을 막지 못했다. 임기영 역시 이민우와 마찬가지로 최근 3경기에서 모두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4일에는 4회까지 4실점하고 홍상삼에게 공을 넘겼다. 최종 점수 1-7, KIA는 주말 3연전에서 전부 선발 싸움에서 밀린 채 경기를 쉽게 내주고 말았다. 필승조는 몸을 풀 일도 없었다. 

▲ KIA 임기영. ⓒ 한희재 기자
윌리엄스 감독의 기대와 정반대 흐름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지난 3일 '남은 경기에서 5강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요소'에 대해 "1회부터 등판하는 선수(선발투수)로부터 경기가 시작된다. 거기서 원치 않는 상황(대량 실점)이 벌어지면 나비효과가 일어난다. 그래서 선발투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언제나 수비도 신경 쓰고 있다. 또 선발투수가 일찍 내려갔을 때 나가는, 5~6회를 책임지는 불펜 투수도 중요하다. 사실 모든 요소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지금은 첫 번째 요소부터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선발이 무너지면 수비를 생각할 겨를도, 불펜 필승조의 등판 타이밍을 고민할 이유도 없어진다. 

이민우와 임기영의 부진은 여름부터 시작됐다. 그런데도 변화를 줄 여유가 없는 것이 KIA의 현실이다. 애런 브룩스가 교통사고를 당한 가족을 돌보기 위해 미국으로 귀국하면서 선발 로테이션이 허전해졌다. 지난 1일 키움전에서 나온 김현수의 5이닝 무실점 호투는 인상적이었지만 아직 상수로 볼 때는 아니다. 

윌리엄스 감독은 선발 로테이션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양현종과 드류 가뇽의 등판 간격을 하루씩 줄이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그 두 선수 못지 않게 나머지 선발투수들의 경기력도 중요하다. 다음 주에는 7일 한화와 더블헤더까지 7연전이다. 잔고는 떨어져가고, 대출까지 받아야 할 형편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3일 구원 5이닝 1실점을 기록한 김기훈의 선발 재투입까지 고려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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