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영입 발표를 하되 내년 1월 31일 등록 선수 명단 제출 전 입대하면 군 보류 선수로 묶을 수 있다. 그리고 병역을 앞두고 있더라도 자신의 신분이 불안정해지면 좋아할 선수는 없다. 롯데 자이언츠는 이 점을 잘 이용해 연고지 출신 오른손 투수 유망주 최영환(23)을 영입했다. 반면 그를 방출한 뒤 육성 선수 계약하려 했던 원 소속팀 한화 이글스는 제 꾀에 당했다.
롯데는 10일 낮 “한화에서 자유계약선수로 공시된 오른손 투수 최영환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부산 개성고-동아대를 졸업하고 지난해 한화에 2차 1순위로 입단한 강속구 투수 최영환은 2시즌 통산 51경기 1승 2패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6.95를 기록했다. 올해는 팔꿈치 수술과 재활로 일찍 시즌을 마쳤다.
그런데 11월 29일 KBO 10개 구단 보류 선수 명단에서 최영환이 빠졌다. 투수 박성호, 포수 지성준과 함께 제외됐는데 이는 한화가 2차 드래프트를 앞두고 40인 명단에 포함한 뒤 뺀 것이라 더욱 눈에 띄었다.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한 뒤 재활 과정인 최영환에게 육성 선수 계약을 제시해 팀에 묶어 두는 방법을 계획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지성준은 김성근 감독이 일찍부터 미래 주전감으로 염두에 뒀고 최영환은 전임 김응룡 감독 때부터 기대를 모았다.
한화의 계획은 최영환의 이적으로 어긋났다. 최영환의 연고 구단인 롯데가 그의 가능성을 믿고 계약을 제시했기 때문. 롯데 구단 관계자는 “재활 추이를 지켜보고 입대 시기를 결정할 것 같다. 현재로는 사회복무요원으로 일찍 병역의무를 선택하는 쪽이 유력하다”고 밝혔다.
이 경우 롯데는 유망주를 지키고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 2016년 시즌 등록 선수 명단 제출 기한은 내년 1월 31일이다. 여기에 최영환을 일찍 입대하게 하고 군 보류 선수로 묶으면 이는 최영환과 롯데에 모두 상책이다. 최영환은 선수로서 신분이 보장된 채 병역을 치를 수 있고 롯데는 최영환 보유권을 갖고 재활을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한화는 허무하게 유망주를 잃었다. 미래를 위해 유망주를 가능한 한 확보해 두는 것이 좋지만 이미 9일 심수창의 FA(프리에이전트) 보상 선수로 '재미있는 투수' 유망주 박한길을 보냈고 손쉽게 시속 150km 공을 던지던 최영환도 무상으로 보내고 말았다. 최영환은 졸지에 정식 선수 신분을 잃고 육성 선수 계약을 맺는 것보다 정식 선수로 뛸 미래가 보장된 롯데의 오퍼가 훨씬 더 끌렸을 것이다. 회사원으로 치면 정규직에서 인턴이 되는 것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다른 회사에 가는 것이 더 낫지 않은가.
롯데의 최영환 선택은 현명했다. 그리고 이 계약 후 더 좋은 쪽으로 최영환의 신분을 보장해 줄 수 있다. 반면 2년 전 2차 1라운드 유망주의 유출을 걱정해 다른 방법을 이용하려던 한화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
[사진] 최영환 ⓒ 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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