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삼성 라이온즈가 한국시리즈 5년 연속 제패에 실패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래도 페넌트레이스 5년 연속 우승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올 시즌 한때 '삼성 독주 체제'를 공고히 하던 순간. 8월 초순 5연승의 끝에는 '공룡이 된 사자'. 삼성 야구 보는 재미를 높이던 박석민(30, NC 다이노스)이 있었다.
그는 대구를 떠났지만 8월 9일 대구 넥센전 끝내기타는 야구 팬들의 뇌리에 남았다. 물론 누군가에게는 '박헌도(넥센-롯데)'가 안 좋은 기억으로 남았을 수 있다. 8월 9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넥센의 맞대결. 삼성은 당시 시즌 전적 61승 38패로 1위를 달렸고 넥센은 54승 1무 44패로 4위였다. 삼성은 4연승을 달리며 선두 독주 체제를 굳히려 했고 넥센은 상위권 도약을 노리고 있었으나 2연패로 주춤했던 순간. 마침 전날 경기가 비로 취소돼 두 팀 선수단이 하루 쉬고 힘을 비축해 나온 경기다.
9회초까지 2-2로 팽팽했던 경기. 삼성은 안지만이 9회초 김하성에게 3루타를 허용해 1사 3루 위기를 맞았으나 안지만이 고종욱을 삼진으로 일축하고 임창용이 박병호(미네소타)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위기를 넘겼다. '위기 뒤 찬스'. 삼성은 9회말 선두 타자 최형우가 조상우의 3구 째 슬라이더를 그대로 공략해 좌중간 2루타로 연결했다.
대주자 김상수가 2루에서 득점을 기다렸고 타석에 선 박석민은 초구 볼을 고른 뒤 조상우의 스플리터가 몰려 들어오자 주저하지 않고 띄웠다. 큰 포물선. 뜬공이 될 수도 있었으나 좌익수 박헌도가 본의 아니게 박석민을 도왔다. 담장 바로 앞까지 왔다가 다시 달려들던 박헌도는 하필 자신 뒤 광고판 이름처럼 도미노인 듯 쓰러졌다. 뜬공은 안타로 돌변했고 김상수는 미친 듯이 달려 홈을 밟았다.
이 끝내기 장면은 '이별 플래그'였을까. 박헌도는 시즌이 끝난 후 2차 드래프트로 넥센에서 롯데로 팀을 옮겼고 박석민도 팀을 옮겼다. 다만 박헌도는 넥센에 3억 원을 선사하고 롯데로 이적했고 박석민은 무려 96억 원짜리 계약을 맺고 NC로 이적했다. 금액 차이가 크기는 하지만 어쨌든 이 야구 드라마의 두 주인공은 모두 원 소속팀을 떠나게 됐다.
한편, SPOTV는 올 시즌 KBO 리그에서 나온 명장면을 꼽은 '야9부(야구는 9회 말 2아웃부터)'를 오프 시즌 동안 매주 방송한다.
[영상] 박헌도가 도운 8월 9일 대구 삼성-넥센전 박석민 끝내기 안타 ⓒ SPOTV 제작팀
[사진] 박석민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그래픽] 스포티비뉴스 디자이너 김종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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