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급 칼바람에 가을 출제는 뒤로 밀린 분위기다.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가을 축제 기간에 역대급 칼바람이 불고 있다. 포스트시즌 탈락 팀은 물론이고 아직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팀까지 선수단 정리에 나섰다. 

가장 파격 행보를 보인 구단은 두산 베어스다. 두산은 정규시즌 극적인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해 LG 트윈스와 1차전 4-0, 2차전 9-7 승리를 거두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9일 열리는 kt 위즈와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휴식일 사흘을 확보하면서 좋은 분위기를 이어 가는 듯했다.

그런데 이 사흘이 선수단 정리와 코치진 개편에 쓰였다(물론 1군 선수단은 플레이오프 대비 훈련을 이어 갔다). 김원형 투수 코치가 6일 SK 와이번스 신임 감독으로 선임된 게 시작이었다. 두산은 김원형 감독과 곧바로 결별하고 코치진을 개편했다. 7일 정재훈 1군 불펜 코치를 메인 투수 코치로 승격했고, 배영수 2군 투수 코치를 1군 불펜 코치로 불러올렸다. 

8일은 2군 코치진과 선수들을 정리했다. 유지훤, 장원진 잔류군(3군) 코치와 최해명 2군 수비 코치, 최경환 2군 타격 코치가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선수는 모두 13명을 방출했다. 이중 김승회와 권혁, 정상호 등 3명은 은퇴를 선택한 베테랑들이다. 나머지는 젊지만 입단한 동안 기량을 확실히 보여주지 못한 선수들이다. 

현장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프로야구 구단들의 수익이 급감했을 때부터 2, 3군 코치와 선수들이 가장 위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어쨌든 선수단 규모를 축소해야 하는데, 당장 경기에 써야 하는 1군 선수들은 자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몇몇 구단은 2, 3군 규모를 축소하거나 3군 운영을 중단할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 두산이 그 첫 사례를 보여준 셈이다.

이 기간 SK와 한화 이글스, LG 트윈스도 대규모 선수단 정리에 나섰다. 9위 SK와 10위 한화는 '분위기 쇄신'이라는 명목으로 1, 2군 가리지 않고 코치와 선수들이 대거 짐을 쌌다. SK는 선수와 코치 통틀어 21명, 한화 역시 20명이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LG는 준플레이오프 탈락 후 류중일 감독이 사임한 가운데 선수 12명이 방출됐다. 

가을 축제는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리그 전체가 살얼음판이다. 코로나19로 개막이 늦어지면서 스토브리그와 포스트시즌 기간이 겹친 영향도 있겠지만, "이 정도로 지금 야구계가 심각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코치나 선수나 재취업은 어느 해보다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