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우익수 박건우의 강한 어깨로 3루주자 양의지를 잡으면서 NC 다이노스의 흐름이 완전히 끊어졌다. ⓒ 고척,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 우익수 박건우(30)가 어깨로 밥값을 다했다. 

박건우는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NC 다이노스와 2차전에 9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타석에서는 크게 돋보이진 않았지만, NC의 맥을 끊는 결정적인 수비를 보여주며 5-4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올가을 박건우는 김태형 두산 감독이 라인업을 짤 때 고심한 선수 가운데 한 명이었다.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8타수 1안타 1타점,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11타수 2안타로 타격감이 좋은 편이 아니었다. 김 감독은 박건우를 리드오프로 쓰고 싶어했지만, 할 수 없이 9번까지 끌어내릴 때도 있었다.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박건우에게 1번타자 임무를 맡겼으나 기대에 못 미쳤다. 상대 실책에 힘입어 1타점을 올리긴 했지만, 5타수 무안타로 여전히 감이 좋지 않았다. 김 감독은 결국 이날 9번 타순으로 끌어내렸다. 

감이 좋지 않아도 꾸준히 기용한 이유는 있었다. 정규시즌 3할 타자가 언젠가는 살아날 것이란 믿음도 있었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수비였다. 김 감독은 단기전만큼은 철저하게 수비를 최우선 순위로 라인업을 짠다. 박건우를 비롯해 정수빈, 오재일 등이 아무리 타격감이 좋지 않아도 수비로 막아주는 것을 무시할 수 없다고 늘 이야기한다. 

박건우가 수비로 일을 내며 기대에 부응했다. 3-1로 앞선 4회말 NC가 1사 만루 기회를 잡으며 반격에 나설 때였다. 타석에는 1차전 데일리 MVP 애런 알테어가 들어섰다. 알테어의 타구는 박건우에게 향했다. 박건우는 달려 들어오면서 타구를 잡아 뜬공으로 처리했고, 태그업 플레이를 하는 3루주자 양의지를 잡기 위해 곧바로 홈으로 송구했다. 양의지의 걸음이 빠른 편이 아니기도 하지만, 박건우의 송구 역시 정확하고 빨랐다. 양의지는 홈에서 포수 박세혁에게 태그아웃됐고 박건우는 더그아웃을 향해 세리머리를 하며 기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박건우의 이 수비 하나가 NC의 공격 흐름을 완전히 끊었다. NC의 공격 흐름이 계속해서 꼬였다. 5회말 1사 1루 이명기의 타구는 유격수 김재호가 점프 캐치로 직선타 처리를 했고, 1루주자 박민우까지 태그아웃해 병살로 연결했다. 

6회말 1사 후에는 양의지가 우중간 2루타를 때리며 다시 한번 반격을 시도했다. 그러나 다음 타자 박석민의 타구가 투수 플렉센을 맞고 1루수 직선타가 됐고, 이미 3루로 향한 2루주자 양의지는 2루에서 포스아웃됐다.  

박건우는 타석에서는 완전히 감을 찾은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큰 수비 하나로 시리즈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며 자기 몫을 다했다.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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