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약 후 기념사진. 왼쪽부터 박희진 팀장-최주환-민경삼 대표이사-류선규 단장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K는 지난 11일 프리에이전트(FA) 내야수인 최주환(32)과 4년 총액 42억 원(인센티브 4억 원 포함)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SK로서는 2011년 조인성 임경완 이후 9년 만의 외부 FA 수혈이었다. 

키스톤 콤비의 공격력에 항상 고민이 있었던 SK는 3할과 두 자릿수 홈런을 제공할 수 있는 최주환의 영입으로 2루 포지션 문제를 말끔하게 해결했다. 그런데 최주환을 눈여겨본 팀이 SK만은 아니었다. 지방 한 구단도 SK와 최주환의 협상이 진행되던 도중 공식적인 제안을 했다. 총액은 오히려 SK보다 높았다. 그것도 몇 천만 원 차이가 아니었다. 몇 억 차이였다. 최주환 측은 “사실”이라고 답했다.

프로선수는 결국 돈이 가치를 이야기한다. 선수들도 FA 협상을 하면서 금전적인 문제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그렇기에 최주환이 적은 금액에 SK를 선택한 것은 복잡한 이유가 얽혔음을 추측할 수 있다. 그렇다면 최주환은 왜 SK의 손을 잡았을까. 크게 세 가지 관점에서 분석할 수 있다.

우선 SK가 꾸준하게 최주환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공을 들였다는 것이다. 최주환 측 관계자는 “우리는 처음에 SK, LG, kt 정도가 최주환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LG와 kt는 관심이 없었고, SK만이 처음부터 끝까지 최주환을 원했다”고 했다. 이런 지속적인 관심에 최주환도 시작부터 마음의 문을 열었다는 후문이다. SK는 마지막 계약까지도 선수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했다. 선수는 자신의 가치를 잘 알아주는 팀에 끌리기 마련이다.

두 번째는 최주환 개인의 ‘성취욕’이었다. 최주환은 두산 소속 당시 공격에서는 줄곧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수비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주 포지션인 2루에는 오재원이라는 뛰어난 선배가 있었고, 자연히 최주환이 2루 수비에 나설 일이 많지 않았다. 그런 세월이 오래 된 최주환은 평소에도 2루수로서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심이 있었다. 몇 년째 2루 주전을 찾지 못했던 SK는 최적의 구단이었다. 

생활의 안정도 무시할 수 없었지만, 이런 구단 환경의 안정이 가장 결정적이었다. 최주환 측 관계자는 “다른 구단으로 갈 생각이었다면 적지 않은 금액을 더 받을 수도 있었다. 다만 지금 당장의 금전보다는 더 안정적인 4년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한 가지 이유가 더 있다. 최주환 측은 계약이 만료되는 4년 뒤까지 염두에 두고 SK의 손을 잡았다.

인천SK행복드림구장은 구장 규격이 상대적으로 작다. 이제 “쉬어라”라고 할 때까지 2루를 볼 수 있는 최주환은 자신의 공격력도 뽐낼 수 있다. 공격력을 이어 가는 동시에 수비에서도 인정을 받아 성적이 쌓이면 4년 뒤 협상에서도 유리할 수 있다. 내부 FA는 비교적 후하게 대우하는 SK의 성향도 고려했다. 최주환 측 관계자는 “그렇게 4년을 잘 보낸 다음, 내부 FA를 잘 신경써주는 SK의 구단 성향까지 생각한 계약이었다”고 털어놨다.

지금 당장 몇 억의 손해를 볼 수는 있겠지만, 4년으로 나누면 금액에 대한 아쉬움은 조금 줄어든다. 환경과 금전을 조금 맞바꾼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여기에 4년 뒤 2차 FA를 통해 지금의 손해를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SK의 협상 전략도 성공했고, 최주환도 멀리 보고 SK를 선택했다. 좋은 시작이니, 이제 성공적인 계약을 위해 노력하는 일이 남았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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