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로베르토 라모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로베르토 라모스가 내년에도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많은 삼진, 9월 이후의 부진에도 시즌 타율 0.278, 38홈런, OPS 0.954를 기록한 거포를 붙잡기 위해 LG는 올해 대비 두 배의 연봉을 제안했다. 라모스는 올해 인센티브 포함 50만 달러라는 적은 금액에 한국행을 결심했다. 이제는 100만 달러의 사나이가 됐다. 

라모스는 LG 프랜차이즈 역사상 가장 많은 홈런을 친 타자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 117경기 만에 40개 가까운 홈런을 기록한 것만으로도 재계약을 추진할 이유는 충분히 설명이 됐다. 다만 9월 이후의 경기력은 물음표를 남겼다. 

8월만 해도 타율 0.270과 10홈런을 기록했는데, 9월 이후로는 성적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10월의 부상은 결정적인 원인이 아니었다. 이미 9월에도 타율이 0.226으로 내려간 상태였다. 타율에 강점이 있는 선수가 아니라지만 이정도로 콘택트 능력이 떨어진 적은 없었다.

재계약을 제시했다는 것은 경기력에서 올해 좋을 때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다는 판단이 섰다는 뜻이기도 하다. 더불어 LG는 라모스가 부진했던 한 가지 이유를 더 찾았다. 시즌 막판 타지 생활에 지쳐 향수병을 앓았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 라모스와 LG 선수들. ⓒ 곽혜미 기자
LG 류지현 감독은 라모스와 재계약이 끝난 뒤 "시즌이 끝나고 나서 라모스가 향수병을 겪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나 역시 2년 동안 외국에서 지낸 경험(시애틀 코치 연수)이 있어 이해가 갔다. 나는 가족과 함께 했는데도 힘들었는데, 혼자 온 라모스는 얼마나 힘들었겠나"라고 말했다. 

또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 나을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라모스는 가족애가 강한 선수다. 케이시 켈리나 타일러 윌슨은 가족이 한국에 왔는데 라모스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으니 더 신경 쓰겠다. 내년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달라질 수 있고, 그렇게 되면 가족들이 한국에 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류지현 감독은 라모스가 내년에도 홀로 지내야 하는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그는 "만약 가족이 오지 못하더라도 1년 동안 서울 생활로 쌓은 경험이 있으니 더 잘 적응하지 않을까 싶다. 또 코칭스태프들도 신경 써주려고 한다. 기회가 된다면 라모스와 따로 식사하는 시간을 갖거나 할 생각도 있다"고 얘기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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