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태인.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저를 상대로 치신만큼, 제가 등판한 경기 때 베풀어 주셨으면 한다."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 천적이 사라졌다. 두산 베어스 소속이었던 오재일이 삼성과 FA(자유 계약 선수) 계약을 지난 14일 맺었다. 삼성은 오재일에게 4년 최대 총액 50억 원 계약을 안겼다. 오재일은 삼성을 상대로 좋은 성적을 거둔 투수였다. 그 배경에는 원태인과 맞대결이 있다.

오재일은 원태인을 상대로 통산 타율 0.615(13타수 8안타) 5홈런) 15타점, OPS 2.534를 기록했다. 원태인만 만나면 펄펄 날았다. 투수가 아무리 좋은 공을 던져도 타자가 다 공략하는 천적 관계가 있다. 메이저리거 추신수와 워싱턴 내셔널스 맥스 슈어저가 그렇다. 탬파베이 레이스 최지만도 뉴욕 양키스 에이스 투수 게릿 콜 천적이다. 오재일이 원태인 천적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이런 천적 관계는 사라졌다. 삼성과 4년 계약을 맺은 오재일은 앞으로 4년 동안 원태인 뒤를 지키는 1루수로 출전한다. 1986년생인 오재일은 4년 뒤 은퇴를 바라보는 나이가 된다. 사실상 원태인을 괴롭히는 천적 한 명이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원태인은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스포티비뉴스와 통화에서 그는 "너무 좋다"며 웃었다. 천적 관계에 대해 의식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며, 천적을 상대 자체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원태인은 기쁨을 숨기지 않고 표현했다.
▲ 원기찬 대표이사(왼쪽)-오재일. ⓒ 삼성 라이온즈

그는 "정확하게 기록을 찾아본 적은 없는데, 홈런 5개 정도 맞았고, 매년 7~8타점 정도 허용한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내 패배와 평균자책점이 올라갔다. 같은 팀이 돼 이제는 그 정도까지는 점수를 안 줄 것 같다"며 기뻐했다.

이제는 든든한 동료가 된 오재일에게 원태인은 앞으로 잘 부탁한다는 인사를 남겼다. 원태인은 "평균자책점이 조금 낮아지지 않을까 한다. 그동안 저를 상대로 많이 치셨는데, 이제는 제가 등판한 경기 때 치신만큼 베풀어주셨으면 좋겠다"며 솔직한 바람을 남겼다.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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