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세 로사도 한화 이글스 투수코치(왼쪽)가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과 팀 선수들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있는 모습.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한화 이글스가 외국인 코칭스태프 4명을 영입하며 중요시했던 것은 무엇일까.

한화는 지난달 말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선임한 데 이어 차례로 대럴 케네디 수석코치, 호세 로사도 투수코치, 조니 워싱턴 타격코치와 계약 소식을 알렸다. 한화의 외국인 감독은 창단 후 처음이고 한 시즌에 1군에 4명의 외국인 코치가 함께 하는 것은 KBO 리그를 통틀어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해 9위, 올해 10위에 머무른 한화는 더이상 팀의 암흑기를 되풀이할 수 없다는 판단하에 지금 당장의 성적보다는 팀의 체질 자체를 바꾸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한화는 1군 주요 보직에 외국인 코치들을 선임해 이들에게 구단의 현재와 미래를 모두 맡겼다.

한화는 최근 외국인 코칭스태프 4명과 현지 인터뷰에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공개했다. 수베로 감독에게 외국인 코칭스태프 후보군을 추천받은 구단은 주도적으로 면접을 진행했다. 코치들은 구단 관계자들과 구단의 방향성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구단의 공통 질문. 코치들은 대부분 구단 관계자와 데이터 활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케네디 수석코치는 데이터에 대해 "데이터 자체도 도움이 되겠지만 선수 지도에 있어 그 데이터가 설득의 근거로 쓰일 수 있다. 예전과는 달리 현대 야구 선수들은 무언가를 받아들일 때 그 것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수베로 감독도 "지금까지의 야구는 의사 결정시 감독, 코치들의 경험에 의존했지만 데이터의 등장으로 그 의사 결정의 과정이 구체화 됐다. 예전에는 투수의 공 끝이 좋다고 말했지만 지금은 회전수로 그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예다. 또 수비에서 시프트를 걸 때도 어떤 투수가 던지고 있는지, 볼카운트 등 여러 요인들을 종합해 사용할 수 있다"고 어필했다.

▲ 한화 이글스가 선임한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대럴 케네디 수석코치-호세 로사도 투수코치-조니 워싱턴 타격코치.

로사도 투수코치는 "최근까지 몸 담았던 뉴욕 양키스도 처음부터 데이터나 첨단 장비에 익숙한 것은 아니었다. 오픈 마인드로 접근해 활용 빈도를 높여나가면서 긍정적 결과가 축적됐다. 어떤 투수는 본인이 가진 구위가 무디다고 느끼는데 랩소도 데이터를 보면 전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랩소도처럼 투수에게 빠른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장비를 통해 데이터를 근거로 제시하면 선수 자신조차 몰랐던 장점을 발견하고 살려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로사도 코치는 다만 "야구는 인간이 하는 스포츠인데 데이터는 주자 만루 3B2S 카운트인 상황에 놓인 투수의 심리상태까지 담지는 못 한다. 선수는 로봇이 아니기 때문에 실수도 할 수 있고, 흔들릴 수도 있다. 그래서 투수코치는 인간인 선수에 대한 이해와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코치가 데이터에 덧붙여 해야 할 일을 설명했다.

한화는 외국인 코치들 뿐 아니라 이달 9일 이동걸, 이상훈 전력분석원을 코치로 발탁하면서도 데이터를 강조했다. 구단은 두 신임 코치에 대해 "전력분석 업무 담당 시 데이터 활용 강화라는 구단 기조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자기주도적 학습과 연구를 지속해 구단에 필요한 다양한 전력 분석 자료를 구축해 왔다. 여기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선수단과의 소통으로 현장의 높은 신뢰까지 더해져 코치로서의 소양도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아 코치로 선임됐다"고 밝혔다.

최근 KBO리그는 데이터 야구를 중요시하는 것이 트렌드다. 대부분의 팀들이 트랙맨, 랩소도 등 데이터 관련 장비를 갖추고 선수들의 플레이를 숫자로 환산하고 있다. 한화 역시 지금의 패배 의식을 모두 없애고 선수들을 기초부터 바꾸기 위해서는 데이터에 기반해야 한다는 생각. 데이터를 토대로 모든 코칭스태프를 불러모은 한화가 팀 기틀을 다시 세울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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