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입단을 앞둔 2016년 10월 2일 사직 NC전에서 시타와 시구를 한 나균안(왼쪽)과 윤성빈. ⓒ롯데 자이언츠
-영건들의 활약 두드러진 2020년 롯데 마운드
-내년에는 윤성빈~나균안~김진욱 합류 기대
-김원중~서준원~이승헌과 시너지 효과도 가능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올 시즌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선발투수에서 마무리로 변신한 김원중(27)이 25세이브를 거두며 뒷문을 책임졌고, 지난해 데뷔한 서준원(20)은 풀타임 선발투수로서, 올해 입단한 최준용(19)은 핵심 불펜투수로서 가능성을 뽐냈다. 또, 불의의 부상을 이겨낸 이승헌(22)은 후반기 마운드로 복귀해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맡았다.

이처럼 투수진의 평균 연령이 확 낮아진 롯데는 내년에도 한층 더 젊어진 마운드를 구상하고 있다. 중심에는 2017년 함께 롯데 유니폼을 입은 윤성빈(21)과 나균안(22) 그리고 내년 고교 졸업과 함께 프로로 뛰어드는 김진욱(18)이 있다.

먼저 197㎝라는 월등한 신장과 시속 150㎞의 빠른 공을 앞세워 입단 직후부터 차기 에이스로 평가받았던 윤성빈은 데뷔 4년차였던 올 시즌을 기대 반, 아쉬움 반 속에서 마쳤다. 1군 복귀를 위해 미국과 호주를 오가며 구슬땀을 흘렸지만, 끝내 콜업까지는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윤성빈은 올 시즌을 미국 워싱턴주의 드라이브라인 트레이닝센터에서 시작했다. 이승헌과 최하늘(21), 한승혁(24)과 함께 첨단 장비를 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체력을 가다듬으며 기존 투구폼을 손봤다.

▲ 2018년 전지훈련 도중 함께 웃고 있는 김원중과 구승민, 윤성빈(왼쪽부터). ⓒ롯데 자이언츠
효과는 있었다. 미국 전지훈련 직후 곧바로 건너간 호주 애들레이드 스프링캠프에서 시속 150㎞의 강속구를 던지며 롯데 지휘봉을 새로 잡은 허문회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아직은 어색한 새 투구폼과 여전히 불안한 제구가 윤성빈의 발목을 잡았다. 

결국 윤성빈은 개막 엔트리로 들지 못했고, 5월부터 10월까지의 시간을 모두 퓨처스리그에서만 보내야 했다.

그래도 소득이 없지는 않았다. 선발투수 대신 불펜투수로서 뛴 윤성빈은 올 시즌을 별다른 부상 없이 마쳤다. 또, 150㎞ 안팎의 빠른 볼을 계속해서 뿌리며 구위에는 문제가 없음을 증명했다. 2018년 18경기 그리고 지난해 1경기만 소화했던 윤성빈의 내년 1군 복귀가 기대되는 이유다.

▲ 롯데 윤성빈(왼쪽)과 나균안. ⓒ롯데 자이언츠
나균안의 1군 마운드 데뷔도 지켜볼 만한 대목이다. 마산용마고 주전포수로서 활약했던 나균안은 올 시즌 투수로 포지션을 전향했다. 창원신월중 시절 투수로 뛰었던 경험을 살렸다. 일단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퓨처스리그 15경기에서 3승 4패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하면서 가능성을 보였다.

내용적으로도 만족스러웠다. 직구 구속은 140㎞ 초중반대를 유지했고, 슬라이더와 같은 변화구는 물론 퀵모션과 주자 견제와 같은 세부적인 능력도 합격점을 받았다.

이처럼 성공적으로 포지션을 전향한 나균안은 이제 또 하나의 목표를 남겨놓고 있다. 바로 1군 데뷔다. 올 시즌 도중 이름(기존 나종덕)까지 바꿀 정도로 의지를 불태운 나균안은 최근에도 사직구장으로 출근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물론 “내년에는 1군 마운드를 꼭 밟고 싶다. 빨리 롯데팬들 앞에서 자신 있게 공을 던지고 싶다”는 포부와 함께다.

▲ 강릉고 시절의 김진욱. ⓒ한희재 기자
내년도 롯데 마운드가 배출할 또 하나의 영건은 김진욱이다. 강릉고 입학 후 에이스로서 활약했던 김진욱은 3학년이던 올해 10경기에서 4승 1패 평균자책점 1.70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냈다. 또, 8월 대통령베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선 강릉고의 사상 첫 전국대회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9월 열린 KBO 신인 드래프트 2차지명에서 1라운드 부름을 받은 김진욱은 롯데의 좌완 갈증을 풀어줄 적임자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40㎞대 후반의 빠른 공과 안정적인 제구력, 또 흔들림 없는 경기 운영 능력을 고루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올 시즌 좌완 품귀 현상으로 애를 먹었다. 선발 마운드는 물론 불펜진에서도 이닝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왼손투수들이 나오지 않으면서 경기를 어렵게 풀어가야 했다. 이러한 시점에서 김진욱의 등장은 천군만마와도 같다.

8월 대통령배 이후 실전 등판을 거른 김진욱은 이달부터 김해 상동구장에서 입단 동기생들과 프로 적응 훈련을 소화하면서 내년 1군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올 시즌 김원중과 서준원, 이승헌, 최준용 등의 동반 활약을 지켜본 롯데는 윤성빈과 나균안, 김진욱의 합류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이 기존 영건들과 낼 시너지 효과도 함께 기대 중이다. 이처럼 롯데 마운드의 리빌딩은 부푼 희망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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