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투수 김민우(왼쪽)-장시환. ⓒ곽혜미 기자,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한화 이글스는 올 시즌도 규정 이닝을 채운 국내 투수를 찾는 데 실패했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는 모두 20명이었다. 그중 한화 소속은 워윅 서폴드(165이닝) 한 명 뿐이었다. 올해 한화 국내 투수들 중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진 김민우, 장시환은 나란히 132⅔이닝을 기록했다. 이후로는 100이닝을 채운 투수도 없었다. 채드 벨은 부상으로 77이닝에 그쳤다.

한화에서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는 2014년 이태양(153이닝)이 마지막이었다. 그 이후 팀내 최다 이닝 국내 투수는 2015년 안영명(125⅓이닝), 2016년 송은범(122이닝), 2017년 배영수(128이닝), 2018년 김재영(111⅓이닝), 지난해 장민재(119⅓이닝) 순이었다. 이달초 발표한 보류선수 명단에서 한화 투수 33명 중 규정 이닝을 채워본 투수 자체가 없다.

규정 이닝은 한 시즌을 얼마나 꾸준히 1군에서 뛰었는지를 보여준다. 1군에서 계속해서 경기 기회를 받으려면 건강이 우선돼야 할 뿐 아니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실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한화 투수들은 그동안 계속해서 선발로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한 시즌 내내 선발 오디션만 반복해 왔다. 최근 10년 내 유일하게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던 2018년에도 국내 선발 평균자책점은 6.06에 그쳤다.

이 때문에 한화는 2018년 레전드 송진우 투수코치를 다시 영입하고 지난해는 정민태 투수코치를 1군에 올려 투수진을 개편하기 위해 애썼으나 효과를 보지 못했다. 올 겨울은 아예 외국인 감독에 이어 1군 투수코치도 외국인인 호세 로사도 코치를 선임했다. 올해부터는 '투수 박사' 최원호 퓨처스 감독이 부임해 기초부터 다시 틀을 세우고 있다.

한화는 로사도 코치에 대해 "1996년부터 2000년까지 메이저리그 125경기(112선발)에 출전하며 2차례 올스타에 선정되는 등 선수 시절 두각을 나타냈던 투수였다. 부상으로 25세라는 젊은 나이에 은퇴했지만 2011년부터 뉴욕 양키스 마이너리그 투수코치를 맡아 유망주 투수 육성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로사도 코치는 구단 인터뷰에서 "투수는 무조건 공격적이어야 한다. 매 타자를 3구 안에 잡아낸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라가야 한다. 강심장인 투수들 대부분은 타고나는 것이겠지만, 그렇지 못했던 투수와 소통하고, 데이터를 활용해 장점을 부각시키면 분명 경기에서 결과로 돌아올 것이다. 그런 과정이 긍정적으로 지속되면 선수도 자신감이 생길 수 있다"며 '공격적 피칭'을 강조했다.

▲ 호세 로사도 투수코치(왼쪽)가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에게 한화의 투수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이어 "어떤 투수는 본인이 가진 구위가 무디다고 느끼는데 랩소도 데이터를 보면 전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랩소도처럼 투수에게 빠른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장비를 통해 데이터를 근거로 제시하면 선수 자신조차 몰랐던 장점을 발견하고 살려나갈 수 있다. 이러한 결과들이 증명되기 시작한다면 데이터와 첨단장비는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외국인 코치와 데이터 야구. 올 겨울부터 한화 투수진의 키워드는 이 두 가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로사도 코치를 뒷받침할 또다른 투수코치로 올해 데이터를 다룬 이동걸 전력분석원을 선임하면서 데이터 야구에 큰 비중을 뒀다. 한화 투수들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싸움닭 피칭'으로 이닝당 투구수를 줄이면서 점차 투구 이닝을 늘려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제보> gyl@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