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듀스101' 전 시즌 포스터. 제공| 엠넷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101' 시리즈가 결국 초라하게 끝났다.

엠넷 안준영 PD와 김용범 CP는 '프로듀스101'(이하 '프듀') 전 시즌에 걸쳐 순위를 조작한 혐의로 징역형이 확정됐다. 11일 대법원 3부는 업무방해 및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안PD, 김CP 등의 상고심 선고기일에서 피고인 및 검찰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 형량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안준영 PD는 징역 2년, 김용범 CP는 징역 1년 8개월의 실형을 살게 됐다. 이들은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죄의 성립 여부를 법리적으로 다투겠다며 항소에 상고까지 제기하면서, 징역형 양형을 참작해 달라고 호소해 왔다.

하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데뷔조 선정이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무너트렸고, 순위 조작으로 억울하게 탈락한 연습생들이 평생 트라우마를 갖고 살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사건 2일 전 최종 멤버를 정해놨음에도 문자 투표로 시청자들을 속였고 수익금을 CJ ENM에 귀속시키려 한 의도가 있었기에 원심의 판단이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프듀'는 2016년 1월부터 2019년 7월까지 4번의 시즌에 걸쳐 방송된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각 연예기획사에 소속된 연습생 101명이 서로 경쟁해서, 투표만을 통해 뽑힌 정원만 프로젝트 그룹으로 데뷔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악마의 편집'이나 일부 연습생들의 논란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으나, 방영 당시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구가했다. '프듀'를 통해 데뷔한 아이오아이, 워너원, 아이즈원, 엑스원도 톱아이돌로 부상, 프로그램 인기를 실감케 했다.

하지만 마지막 시즌인 '프로듀스X101'에서 시청자 투표수가 특정 수의 배수로 나타난 것이 알려지며 다른 '프듀' 시리즈 조작 정황도 드러났다.

안준영PD와 김용범 CP 등 제작진은 업무방해와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됐고, 안PD는 2018년부터 1년간 연예기획사 관계자 5명으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3600만원 상당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도 받는다.

이번 사건이 대법원까지 이어진 가운데, 제작진의 투표 조작으로 피해를 본 연습생 12명의 실명이 공개돼 파장이 커졌다. 엠넷은 피해 연습생에게 보상을 약속하며 "저희로 인해 깊은 상처를 입은 피해 연습생 및 그 가족분들께도 죄송스러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고 사과했다.

▲ 안준영PD. ⓒ곽혜미 기자

뿐만 아니라, 방송법상 최고 수위 징계도 받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시청자 참여 투표만으로 그룹의 최종 멤버가 결정되는 것을 프로그램의 주요 특징으로 내세워 유료문자 투표를 독려하면서, 투표 결과를 조작해 시청자를 기만하고 공정한 여론수렴을 방해했을 뿐 아니라 오디션 참가자들의 노력을 헛되이 한 점은 중대한 문제"라며 심의 결정 이유를 밝혔다.

'프듀' 마지막 시즌을 통해 데뷔한 엑스원은 조작 정황이 드러나 데뷔한 지 약 100일 만에 해체했고, 시즌3으로 데뷔한 아이즈원은 '완전체' 활동을 연장없이 오는 4월에 종료하기로 했다.

안PD와 김CP의 징역형이 확정됨에 따라, 엠넷도 인사위원회를 열어 이들의 인사 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다. 엠넷은 11일 "최종 재판 결과 확인 후 인사위원회를 열어 조치하기로 했다"며 "대법원 선고로 형이 확정됨에 따라 인사위원회를 곧 진행한다"고 밝혔다. 다만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해 결정하기 때문에 미리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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