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을 끝으로 다저스와 3년 계약이 끝나는 클레이튼 커쇼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클레이튼 커쇼(33)와 LA 다저스라는 단어는 한몸처럼 움직인다. 커쇼하면 다저스고, 다저스하면 커쇼다. 그런 시기가 10년이나 이어졌다. 커쇼가 다저스에 남긴 업적이야 말을 하자면 입이 아프다.

2008년 다저스에서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한 커쇼는 13년 동안 357경기(선발 354경기)에 나가 175승(76패)을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2.43이다. 최근 13년 동안 200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 중 커쇼보다 더 좋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투수는 없다. 다저스 역사에도 길이 남을 만한 숫자고, 명예의 전당 입성도 점쳐진다. 다저스 ‘상징’으로서의 가치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런 커쇼는 2021년 팀의 개막전 선발로 낙점됐다. 지난해 사이영상 수상자인 트레버 바우어, 팀의 차세대 에이스인 워커 뷸러에 앞섰다. 개인적으로는 통산 9번째 개막전 선발이다. 2011년부터 2018년까지 8년 연속 개막전 선발을 했고, 올해 다시 이 영예에 복귀했다. 다저스 역사상 개막전 선발을 9번이나 한 투수는 없다. 커쇼는 계속해서 팀 기록을 경신 중인 것이다.

커쇼는 개막전의 사나이다. 통산 8번의 개막전 선발에서 평균자책점 1.05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이 공식 기록으로 인정된 1913년 이후, 5번 이상의 개막전 선발 경험이 있는 투수 중 가장 뛰어난 성적이기도 하다. 다저스는 커쇼의 개막전 선발 경기에서 7승1패를 기록하는 등 여러모로 좋은 기록이 있다. 

커쇼는 시즌 전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지 모른다”는 일각의 시선에는 굵은 선을 그었다. 앞으로도 몇 년 더 활약할 수 있는 에너지가 있다고 했다. 다만 앞으로도 커쇼가 ‘다저스의’ 개막전 선발을 지킬 수 있을지, 역사적인 ‘단일팀 개막전 선발 10회’를 지킬 수 있을지는 약간 불투명하다. 두 가지 시나리오로 나눠볼 수 있다.

우선 커쇼는 올 시즌을 끝으로 다저스와 계약이 끝난다. 커쇼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총액 9300만 달러에 계약했는데 아직 연장 계약 이야기는 없다. 서로가 서로를 원할 가능성이 크지만, 다저스는 더 이상 커쇼에게 연간 30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하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 팀 페이롤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커쇼가 다저스에서 뛸 확률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장담할 수는 없다.

두 번째는 커쇼의 기량이 어쨌든 정점에서 내려오고 있다는 것이다. 커쇼는 지난해 10경기에서 6승2패 평균자책점 2.16의 좋은 성적을 거뒀고, 또한 포스트시즌에서도 활약했다. 그러나 2017년 이후 단 한 번도 200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는 등 신체 나이의 저하가 눈에 들어온다. 여전히 뛰어난 선수지만, 뷸러 등 차세대 선수들에 맞서 개막전 선발을 계속 지킬 수 있을지는 올해 성적을 지켜봐야 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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