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라이언 카펜터(왼쪽)와 LG 시절의 벤자민 주키치. ⓒ한화 이글스, LG 트윈스
[스포티비뉴스=수원, 고봉준 기자] 2011년부터 2013년까지 LG 트윈스에서 뛰었던 벤자민 주키치(39·미국)는 독특한 투구폼으로 화제를 모았다. 몸이 1루쪽을 향해 있다가 양발이 엇갈린 채 팔을 끌고 나오는 동작으로 타자들을 어렵게 만들었다.

3년간 25승 22패를 기록한 주키치의 흔적이 희미해질 무렵, 이와 비슷한 투구폼을 지닌 투수가 나타났다. 한화 이글스의 새 외국인투수 라이언 카펜터(31·미국)다.

카펜터 역시 비스듬한 자세로 준비 동작을 취하다가 주키치와 흡사하게 양발이 크로스되면서 몸을 끌고 나온다. 타석과의 거리가 가까워지는 데다가 팔까지 뒤에서 숨어 나오면서 타자들을 어렵게 만든다.

이러한 독특한 투구폼과 더불어 개막을 앞두고 구위까지 올라오면서 카펜터는 연일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먼저 시범경기 첫 등판이었던 21일 대전 LG전에서 3.1이닝 1안타 8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뒤 26일 수원 kt 위즈전에서도 5이닝 2안타 8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kt 타자들이 손쉽게 공략하지 못한 경기였다. 1회와 2회, 3회를 모두 삼자범퇴로 막은 카펜터는 주자가 나간 4회와 5회 역시 무실점으로 지키면서 쾌투를 이어갔다. 또, 위력적인 구위를 앞세워 삼진 8개도 곁들였다.

다음날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만난 kt 이강철 감독도 카펜터와 관련된 이야기를 꺼냈다. 이 감독은 “타자들에게 물어보니 슬라이더가 괜찮다고 하더라. 다만 직구가 아직은 밋밋하지만, 변화구와 제구력이 좋아서 상대하기 어려웠는 이야기가 있었다. 변화구로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할 줄 아는 투수다”고 평가했다.

이어 “투구폼이 주키치와 비슷하다고들 하더라. 나 역시 그렇게 봤다”면서 10여 년 전 활약했던 주키치를 소환했다.

이처럼 까다로움을 더해하고 있는 카펜터는 남은 기간 라이브 투구와 불펜 피칭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면서 개막을 준비할 예정이다. 하직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4월 3일 예정된 kt와 원정 개막전 선발투수를 확정하지 않았지만, 현재로선 카펜터 출격이 유력하다.

한편 카펜터는 “선수로서 개막전 선발 욕심은 누구나 있지만, 코칭스태프가 결정할 일이다. 대신 앞으로 몸을 더 잘 만들어서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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