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박진영 영상기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33)이 콧수염과 함께 건강하게 돌아왔다. 

김광현은 28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 시범경기에 4회 2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 14일 등 통증으로 이탈한 뒤 처음 나선 실전 무대였다. 마지막 시범경기 등판은 지난 9일 마이애미전이었다. 

시작은 불안했다. 김광현은 1-1로 맞선 4회 선두타자에게 좌중간 담장을 맞고 떨어지는 3루타를 허용하며 아쉬움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다음 타자에게도 좌중간 담당 앞에서 떨어지는 큼지막한 3루타를 내줘 1-2가 됐다. 이어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1-3으로 벌어졌다. 

실점하긴 했지만, 김광현은 빠르게 페이스를 찾아 나갔다. 5회까지 6타자를 더 상대하는 동안 외야로 뻗어 나가는 타구는 없었다. 투구 템포를 점점 빠르게 올리면서 계속해서 땅볼을 유도해 나갔고, 한 차례 삼진을 잡기도 했다. 

김광현은 경기 뒤 화상 인터뷰에서 "지난 경기보다 조금 나았던 것 같다. 처음 두 타자한테 3루타를 허용했지만, 그래도 그 이후에 조금씩 제구도 됐다. 가장 중요한 게 허리가 아팠기 때문에 조심스러웠는데, 경기를 치르면서 부상의 두려움을 없애서 만족한다"고 이야기했다.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2번째 이닝에 더 편해 보였고 확실히 더 나은 투구를 보여줬다. 김광현에게 긍정적인 이닝이었다"고 평가했다. 

▲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 ⓒ 28일 화상 인터뷰 캡처
김광현은 보름 넘게 마운드를 떠나 있던 시간이 느껴질 정도로 덥수룩하게 수염을 길러 눈길을 끌었다. '수염을 깎을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수염을 직접 보여주며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답변을 이어 가기도 했다. 

김광현은 "사실 수염을 기른 게 그 정도로 허리를 숙이기 힘들어서 수염을 길렀다. 어쩌다 보니 기르게 됐다. 오늘(28일)은 턱수염만 밀고 정상적인 시즌을 시작하면 다 깎을 것"이라고 답하며 웃어 보였다. 

세인트루이스가 이날 발표한 개막 로테이션에는 김광현이 없었다. 몸을 더 만들 시간을 주겠다는 구단의 배려가 담긴 결정이었다. 실트 감독은 잭 플래허티, 애덤 웨인라이트, 카를로스 마르티네스, 대니얼 폰세데레온, 존 갠트 등 5명으로 개막 로테이션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김광현은 불펜에도 합류하지 않고 부상자명단에 머물며 선발투수로 돌아올 준비를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실트 감독은 김광현이 4월 중순쯤에는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제 김광현의 수염은 'KK'의 복귀 시기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박진영 영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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