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롯데-한화전. 6회 이병규 타석에서 한화가 외야에 수비 4명을 세우는 시프트를 보여줬다. ⓒ대전, 고유라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고유라 기자]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이글스 감독이 '수비 시프트'를 중요시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한화는 자체 연습경기, 타팀과 연습경기, 이어 시범경기에 걸쳐 올해 유독 공격적인 수비 시프트를 선보여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수베로 감독과 조성환 수비코치의 연구 뿐 아니라 선수들에게도 상황에 따라 자율적으로 수비 위치를 정하게 하며 전과 다른 '한화의 수비'를 펼치고 있다.

한화는 28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시범경기에서도 6회 2사 후 대타 이병규 타석에서 유격수 하주석이 외야로 움직이는 파격 시프트를 다시 한 번 선보였다. 결과가 볼넷이라 빛을 잃기는 했지만 어떤 타자든 꼼꼼히 연구해 모든 타구를 다 예측하겠다는 한화의 의지가 돋보였다.

수베로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수비 시프트를 시작하게 된 배경에 대해 질문을 받은 뒤 자신이 18살 때로 기억을 거슬러 올라갔다.

메이저리그 경력은 없지만 마이너리그에서 많은 경기를 유격수로 뛰었던 내야수 출신 수베로 감독은 "내가 18살 때 다이빙 플레이를 해서 타구를 아웃시킨 적이 있다. 그때 모든 사람들이 박수를 쳤지만 나의 멘토가 전화를 해서 '그건 좋은 플레이가 아니다. 2B0S 상황이기 때문에 오른쪽으로 한두 발 움직였으면 됐을텐데 그렇게 하지 않아서 다이빙을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이글스 감독 ⓒ곽혜미 기자

그때 깨달음을 얻은 수베로 감독은 선수 시절 적극적으로 상황에 따라 수비 위치를 바꿨고 그 생각은 지도자가 돼서도 이어졌다. 수베로 감독은 "2001년 마이너리그 코치가 됐을 때부터 모든 선수들에게 피치 카운트, 주자 상황, 타구 방향에 따라 움직이라고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어렸던 유망주 수베로에게 수비 시프트를 일깨워준 '멘토'는 누구일까. 수베로 감독은 '베이스볼 파파'라고 부르며 "그라시아노 라벨로(graciano ravelo)는 세상에서 가장 야구 지식이 뛰어나고 디테일에 강한 분"이라고 소개했다. 이미 세상을 떠난 라벨로는 수베로 감독과 같은 베네수엘라 출신 야구인으로 1957년 멕시칸리그에서 뛴 기록이 남아 있다.

스포티비뉴스=대전,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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