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범경기 승리 후 하이파이브하는 한화 이글스 선수단.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한화 이글스가 20년 만에 시범경기 1위를 차지했다.

한화는 3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9-2로 이겼다. 한화는 시범경기 7경기에서 6승1패를 기록,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승리를 올려 승률 1위에 올랐다. 한화의 시범경기 우승은 2001년 이후 정확히 20년 만이다.

시범경기 성적은 정규 시즌 성적과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게 정설이지만, 올해 한화의 시범경기 성적은 팀 자체에 뜻깊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베테랑 선수들을 대거 내치며 한층 젊은 선수단이, '우리의 힘으로도 할 수 있다'는 승리의 맛을 알았기 때문. 외국인 코칭스태프 역시 승리의 분위기 속 선수들을 더 기분좋게 지도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시범경기 내내 한화의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화는 승리에는 기뻐하면서도 이를 팀의 전체 전력으로 단정짓지 않고 계속 발전 가능성을 찾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우리 팀이 올해는 상위권으로 치고 오르기는 힘들지 않겠나 생각한다. 예전과 달라진 건 패배감 없이 하면 된다는 긍정적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수베로 감독은 팀이 이기고 있든 지고 있든 항상 더그아웃에서 분주하게 움직인다. 수베로 감독은 선수들은 호수비를 했을 때 가장 좋아하기도 하고, 실수가 나왔을 때는 바로다가가 선수와 대화를 나눈다. 선수 보는 시야를 넓히기 위해 더그아웃 밖에서 경기를 보다가 심판진에게 주의를 받기도 했다. 시범경기 자체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는 의미다.

수베로 감독은 이에 대해 "우리 팀은 현재 팀과 선수들이 모두 리빌딩을 하고 있는 기간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결과보다도 과정이다. 선수들에게 최대한 많은 지도를 하기 위해 바로바로 피드백을 주려고 하고 있다. 더그아웃에 있는 벤치 멤버들에게도 다가가고 싶어 더그아웃을 계속 돌아다니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시범경기에서 한화가 이룬 것은 1위라는 성적보다 중요한 '자신감', 그리고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신뢰 쌓기다. "코치님의 지도대로 해봤는데 되더라"는 선수들의 '증언'이 시범경기만큼 정규시즌에서도 많아질수록, 구단의 끈끈한 응집력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가 시범경기에 그치지 않고 정규 시즌에서도 자신들만의 뚜렷한 목표를 이뤄갈 수 있을까.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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