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스턴 우완투수 잭 그레인키가 2일(한국시간) 오클랜드와 개막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8-1 승리를 이끌었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자타공인 에이스들이 어려움을 겪은 개막전이었지만, ‘괴짜’에겐 평온함만 가득했던 하루였다. 자신의 18번째 시즌 개막전에서 완벽투를 펼친 잭 그레인키(38·휴스턴 애스트로스) 이야기다.

그레인키는 2일(한국시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원정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나와 6이닝 3안타 4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산발적으로 안타를 내줬을 뿐, 볼넷과 몸 맞는 볼을 하나도 허용하지 않으면서 8-1 승리를 이끌었다.

메이저리그 개막을 맞아 총출동한 게릿 콜과 클레이튼 커쇼, 류현진, 다르빗슈 유, 매디슨 범가너 등 1선발들이 모두 실점하면서 어렵게 올 시즌을 출발했지만, 데뷔 18년차 베테랑 그레인키는 시속 140㎞ 초중반의 직구와 체인지업 그리고 커브와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며 개막전 승리를 낚았다.

군더더기가 없는 투구였다. 1회말을 삼자범퇴로 출발한 그레인키는 2회에도 삼진 1개를 곁들여 삼자범퇴를 만들어냈다. 이어 3회에는 2사 후 엘비스 앤드루스에게 좌월 2루타를 맞았지만 마크 칸하를 삼진으로 처리해 실점을 막았다.

호투는 계속됐다. 4회 1사 1루에서 맷 채프먼을 유격수 방면 병살타로 유도한 그레인키는 5회를 다시 삼자범퇴 이닝으로 만들었다. 이어 6회에도 병살타 1개를 추가시키면서 무실점으로 개막전 등판을 마쳤다.

흥미로운 장면도 있었다. 그레인키가 날카로운 제구로 아웃카운트를 늘려가자 몇몇 오클랜드 타자들은 방망이를 내리치며 분을 삭이기도 했다.

그레인키의 호투를 앞세운 휴스턴은 4회 알렉스 브레그먼의 1타점 내야 땅볼과 6회 요르단 알바레스의 2타점 중전 2루타 그리고 8회 연달아 터진 마이클 브랜틀리와 브레그먼의 홈런포로 8-1로 이겼다.

그레인키의 완벽투를 지켜본 현지 언론은 호평을 쏟아냈다. MLB닷컴은 “그레인키에겐 개막전 불안감이라곤 없었다. 이날 밤 그레인키의 심장 박동은 평온하기 그지 없었다”면서 “그레인키는 이날 호투를 앞세워 개인 첫 개막전 승리를 챙겼다. 또, 통산 209번째 승리도 낚았다”고 보도했다.

2004년 캔자스시티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그레인키는 밀워키 브루어스와 LA 다저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등을 거치며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우완 에이스로 거듭났다. 이어 2019년 휴스턴으로 이적했고,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12경기 3승 3패 평균자책점 4.03으로 이름값을 해냈다.

경기 도중 갑자기 마운드에서 주저앉거나 올해 목표를 10홈런-10도루로 밝히는 등 괴짜 기질이 다분한 그레인키지만, 올 시즌 개막전에서 다른 에이스들을 압도하는 완벽투로 2021년 전망을 밝혔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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