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추신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무안타에도 불구하고 수확은 분명히 있었다. 전체적인 감이 순조롭게 올라오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하루에 공도 21개를 봤다. 여기에 팀도 이겼다. 추신수(39·SSG)가 미소를 보인 이유다.

추신수는 4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에 선발 3번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그간 프로 경력이 모두 미국에서만 있었던 추신수의 KBO리그 첫 경기였다. 2월 말 SSG와 계약한 뒤 숨가 뿐 일정을 소화했던 추신수는 이날 드디어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전체 결과는 3타수 무안타 1볼넷 1도루. 삼진은 2개를 당했다.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상대한 경험이 있는 롯데 선발 댄 스트레일리를 만난 추신수는 1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맞이한 첫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풀카운트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쳤으나 6구째 137㎞ 떨어지는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참지 못했다. 4구째 헛스윙한 구종을 롯데 배터리가 다시 선택해 재미를 봤다.

1-0으로 앞선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지만 호수비에 걸렸다. 추신수는 4구째 135㎞ 체인지업이 가운데 몰리자 이를 받아쳐 중앙 담장으로 날아가는 큰 타구를 날렸다. 그러나 롯데 중견수 추재현이 전력 질주해 담장 앞에서 잡아냈다. 좋은 타이밍에서 힘까지 실린 타구라 추신수로서는 아웃이 돼도 기분이 나쁘지 않을 법한 타구였다.

5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스트레일리의 유인구에 속지 않으며 차분하게 볼넷을 골랐다. 스트레일리가 스트라이크존 이곳저곳으로 공을 던지며 추신수의 방망이를 유도했으나 추신수는 미동도 없었다. 추신수는 후속타자 최정의 초구 때 기습적인 2루 도루를 성공시키기도 했다. 자신에 대한 견제가 허술해진 것을 금세 눈치 채고 리드폭을 넓게 잡았고, 유유하게 2루를 향해 슬라이딩해 들어갔다.

8회 네 번째 타석에서는 최준용에게 루킹 삼진을 당했다. 풀카운트 승부에서 몸쪽 낮은 공을 볼로 생각했지만 주심의 손이 올라갔다. 방송사 스트라이크존에도 들어온 공이었다. 하지만 개인 성적과 별개로 팀은 홈런 네 방을 터뜨리며 5-3으로 이겼고, 추신수도 환하게 하이파이브를 했다.

추신수는 경기 후 "(개인적인 성적은) 많은 분들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수 있지만, 과정을 굉장히 중요시한다. 앞으로 경기에 기대가 될 정도로 만족한다. 공도 많이 봤고, 두 번째 타석 외에는 공을 최소 5개 이상 봤다"면서 "다른 것보다도 오늘 롯데라는 좋은 팀을 상대로 첫 단추를 잘 끼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 선수들 굉장히 타격이 많이 올라와있다"고 흡족해했다.

기습 도루 상황에 대해서는 "상황에 맞게 뛰었다. 나름 그 전부터 생각하는 부분이 있었다. 2사에 최정이 잘 치고 있었지만 1점이 중요했고 단타로 득점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싶었다. 아웃이 돼도 다음 이닝에 정이가 선두타자로 나간다. 그런 부분을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KBO리그 특유의 응원 문화에 대해서는 "언론을 통해서나 영상으로 많이 봤지만 미국은 플레이오프가 아니라면 매 공마다 선수들이나 관중들이 환호하지는 않는다. 공 하나에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하며 야구를 하는 것을 보면서 미국에서 포스트시즌에서 뛰던 기분을 많이 받았다"면서 개인적으로도 타석에 나가서는 집중을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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