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안치홍이 24일 수원 kt전에서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활약하고 4-2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에는 자신의 타구로 부상을 입은 kt 황재균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수원, 고봉준 기자] 점수가 꼭 필요한 상황에서 귀중한 적시타를 때려내주는 선수가 있다. 그런데 이는 중심타자가 아니라 리드오프 이야기다. 바로 롯데 자이언츠 주전 2루수 안치홍(31)이다.

올 시즌 리드오프로 변신한 안치홍이 개막 초반부터 고감도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안치홍은 24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전에서 1번 2루수로 선발출전해 5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하고 4-2 승리를 이끌었다.

점수가 필요할 때면 나타난 이가 안치홍이었다. 먼저 0-2로 뒤진 3회초. 선두타자 딕슨 마차도가 삼진으로 물러난 뒤 김준태가 큼지막한 좌중간 2루타를 때려냈다. 그러나 추재현이 1루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2사 3루가 됐다.

이어 타석으로 들어선 안치홍은 kt 선발투수 고영표의 초구를 놓치지 않았다. 시속 117㎞짜리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전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여기에서 만회점을 뽑은 롯데는 5회 절호의 역전 기회를 맞았다. 2사 후 마차도와 김준태의 연속 적시타 그리고 대타 이병규의 중전 적시타로 만든 2-2 동점 상황. 이어 안치홍은 3루수 방면 내야안타를 기록하고 3-2로 달아나는 1타점을 올렸다.

그런데 여기에선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했다. 안치홍의 강습타구가 kt 3루수 황재균의 얼굴로 향한 것이다. 코 부위를 맞은 황재균은 출혈을 보인 뒤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강습타구를 때린 안치홍의 표정도 밝을 수 없었다. 1루에서 머무는 내내 어두운 얼굴로 황재균에게 아무런 이상이 없기를 바라는 모습이었다.

이닝이 교체되는 동안에도 미소를 짓지 못했던 안치홍은 9회 선두타자로 나와 좌월 2루타를 때려내면서 이날 kt전을 3안타 경기로 장식했다.

2009년 KIA 타이거즈로 데뷔한 뒤 2019년까지 같은 유니폼만을 입은 안치홍은 원래 1번타자와는 거리가 멀었다. 5번이나 6번에서 해결사 노릇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올 시즌부터 리드오프로 낙점돼 많은 타석을 소화하고 있다.

일단 현재 흐름은 나쁘지 않다. 현재까지 18경기에서 타율 0.295 2홈런 14타점 7득점으로 활약하면서 롯데의 선봉장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또, 점수가 필요할 때면 해결사 본능을 살려서 귀중한 타점도 올리는 중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안치홍의 출루와 타점 능력이 고루 발휘되면서 롯데가 최근 2연승을 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승리의 주인공인 안치홍은 정작 환하게 웃지 못했다. 자신의 타구를 맞은 황재균이 걱정됐기 때문이다. 황재균은 이날 코뼈 골절 진단을 받았다. 수술이 불가피해 곧 날짜를 잡기로 했다.

경기 후 안치홍은 “안타까운 부상을 당한 황재균 선배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빨리 회복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진심을 전했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고봉준 기자
제보> underdog@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