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한국시간) 교체 후 더그아웃에서 다리를 푸는 토론토 블루제이스 투수 류현진(가운데). ⓒ세인트피터스버그(미 플로리다주), 조미예 특파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에이스의 부상 교체에 식겁한 하루를 보냈다.

류현진은 2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 경기에 선발등판해 3⅔이닝 3피안타 5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는 4회 도중 다리 쪽에 불편함을 느껴 자진강판했다. 

류현진은 4회 2사 후 마누엘 마르고트의 안타로 2사 1루가 된 뒤 잠시 앉았다 일어나며 다리를 풀었다가 코칭스태프를 마운드에 불러 상태를 설명했다. 몬토요 감독이 피트 워커 투수코치와 함께 직접 마운드로 뛰어나왔다. 이후 구단은 공식발표를 통해 "류현진은 경미한 오른 둔부 좌상으로 교체됐다"고 밝혔다.

경기 후 류현진은 온라인 인터뷰에서 "부상까지는 아닌 것 같다. 조금 몸에 긴장 증세가 나온 것 같다. 심한 건이 전혀 아니다. 부상이라고 생각하고 싶진 않다. 내일부터 정상적인 운동을 시작할 것이다. 부상자 명단(IL)까지는 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몬토요 감독 역시 "류현진은 다행히 걸어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아주 작은 좌상으로 보고 있다. 괜찮을 것이다. 선발 로테이션을 거를 계획은 아직 없다. 내일 상황을 확인하겠다. 오늘 잘 던졌다. 공이 좋아서 7이닝은 던질 거라고 생각했다(웃음). 마운드에 갔을 때 그가 '괜찮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현지 토론토 담당기자들은 류현진의 부상 소식을 긴급 뉴스로 전했고 팬들은 절망에 빠진 댓글과 이모티콘으로 류현진의 부상에 걱정을 드러냈다. 류현진이 직접 괜찮다고 밝히면서 부상에 대한 우려는 줄어들었다. 담당기자들은 경기 후 몬토요 감독과 온라인 인터뷰에서도 반복적으로 류현진의 정확한 상태를 확인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키건 매더슨 기자는 "류현진이 팀의 에이스라서 뿐만 아니라 토론토는 이미 많은 투수가 부상자 명단에 올라있어 걱정이 크다"고 전했다. 매더슨 기자는 "토론토의 선발 뎁스는 종잇장처럼 얇다"고 표현했다.

매더슨 기자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1순위 유망주 네이트 피어슨과 우완투수 토마스 해치가 개막 전부터 이미 IL에 등재돼 있다. 로스 스트리플링, TJ 조이크 역시 선발이 가능하지만 둘다 IL에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베테랑 투수 로비 레이와 스티븐 마츠도 개막 당시에는 IL에 있다가 시즌이 시작한 뒤 팀에 합류했다. 좀처럼 선발 완전체를 꾸릴 수 없는 토론토는 이미 하루 불펜데이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류현진이 며칠간 선발 로테이션을 빠졌다면 더욱 마운드에 부담이 가해졌을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도 이날은 불펜투수들이 5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팀의 1-0 1점차 승리를 지켰다. 류현진은 "개막전을 한 뒤로 투수들이 계속 잘해주고 있다. 오늘 부상 때문에 중간투수들이 많이 투입돼 선발투수로서 미안한 마음도 있고 오늘 잘해줘서 고맙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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