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문회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11일 경질됐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교체됐다.

롯데는 11일 오전 허문회 감독을 경질하고 래리 서튼 퓨처스 감독을 신임 감독으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롯데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허 감독과 3년 총액 10억5000만 원에 감독 계약을 맺었으나 1년 반도 안 돼 감독 지휘봉을 다른 이에게 넘겨줬다. 

롯데 구단과 허 감독의 틈은 이미 지난해부터 조금씩 커지고 있었다. 감독과 구단의 갈등 이야기가 외부로 자꾸 흘러나오자 지난해 6월 이석환 대표이사가 "허 감독은 성 단장이 직접 고른 인물이다. 자신이 뽑은 사람을 채 몇 달도 안 돼 등을 돌리는 일은 어불성설"이라고 '불화설'을 잠재웠으나 1년 만에 루머는 사실이 됐다.

롯데는 허 감독을 경질하며 그 사유를 "구단과 허 감독이 가고자 하는 방향성 차이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계속된 단장과 감독 불화설에도 부합하는 사유다. 결국 구단이 방향성도 맞지 않는 감독을 선임했다는 잘못을 스스로 시인한 꼴이다.

문제는 롯데의 감독 잔혹사가 허 감독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롯데는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이 '우승청부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재계약을 하지 않고 2011시즌 양승호 전 감독을 선임했다. 그러나 양 감독은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도 2년 만에 팀을 떠났고 후임이었던 김시진 전 감독 역시 계약기간 3년을 1년 남겨두고 옷을 벗어야했다.

다음으로 2015시즌 롯데 사령탑에 앉은 이종운 전 감독은 단 1년 만에 팀을 떠났다. 17대 조원우 감독은 2016시즌 2년 계약을 맺은 뒤 능력을 인정받아 김명성 전 감독(1999시즌~2001시즌 7월) 이후 처음 재계약에 성공했으나 그 역시 계약기간 3년 중 1년 만에 롯데 유니폼을 벗었다. 이후 13년 만에 롯데로 돌아온 양상문 전 감독은 2019시즌 전반기만을 치르고 자진사퇴 방식으로 팀과 결별했다.

이 정도라면 감독들의 능력을 탓하는 것을 넘어 구단이 감독을 선임할 때 명확한 기준이 있는지, 그 기준이 KBO리그 감독의 능력에 적합한지를 다시 따져봐야 할 때다. 왜 롯데 감독만 계속해서 지도력을 의심받고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는지, 구단이 감독을 제대로 뽑지 못했거나 잘 서포트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내부의 문제도 정확하게 분석해야 팀의 체질을 개선할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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