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하성 ⓒ스포티비뉴스 조미예 특파원

[스포티비뉴스=이현우 칼럼니스트] 김하성은 스트라이크 판정에서 얼마나 손해보고 있을까?

김하성은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경기, 팀이 4-5로 뒤지고 있던 9회 2아웃 주자 1루 상황에서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으나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삼진 아웃을 당했다. 풀카운트에서 상대 투수 제이크 맥기가 던진 6구째 몸쪽 높은 95.1마일(약 153㎞)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것이다.

▲ 8일 김하성 타석 마지막 공 ⓒSPOTV

판정이 내려지기 전, 김하성은 팔꿈치쪽으로 오는 공을 피하는 동작을 취한 후 볼넷을 예상하고 1루로 걸어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브루스 드렉맨 구심은 삼진 아웃을 선언했고, 김하성은 구심 쪽을 바라본 후 한숨으로 아쉬움을 표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서 제공하는 투구 위치를 살펴보면 6구째 패스트볼은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지 않은 볼이었다.

▲ 8일 9회 김하성 타석 투구위치 ⓒ게임데이

그러면서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인 김하성이 스트라이크 판정에서 손해를 보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렇다면 올 시즌 김하성은 실제로 스트라이크 판정에서 손해를 보고 있을까? 만약 손해를 보고 있다면 그 손해는 어느 정도일까?

▲ [그림1] 2021시즌 김하성의 타석에서 '스트라이크 콜'을 받은 60구 ⓒ베이스볼서번트
▲ [그림2] 2021시즌 김하성의 타석에서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났음에도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10구 ⓒ베이스볼서번트

위 [그림1]은 메이저리그 사무국 산하 기관인 MLBAM에서 운영하는, 스탯캐스트 데이터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서번트>를 활용해, 올 시즌 김하성의 타석에서 '스트라이크 콜(헛스윙/파울 제외)'을 받은 60구를 표시한 자료다. 한편, [그림2]는 그 60구 중에서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났음에도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10구를 표시한 자료다.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60구 가운데 10구가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난 공이었으므로, 오심 비율이 약 16.7%에 달한다. 6개 중 1개꼴로 오심이 나오고 있으니, 김하성으로선 충분히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만한 수치다.

▲ [그림3] 2021시즌 MLB 우타자 전체 기준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났음에도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2264구. 바깥쪽 낮은 코스에 상당히 후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베이스볼서번트
▲ [그림4] 2021시즌 MLB 좌타자 전체 기준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났음에도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1354구. 바깥쪽 낮은 코스에 상당히 후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베이스볼서번트

그런데 필자는 관련 데이터를 취합하는 과정에서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유독 올해 들어 '이상한' 스트라이크 판정이 거의 모든 타자에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 경기를 유심히 지켜본 팬들이라면 대부분 '어렴풋이'라도 느끼고 있던 점이다. 이런 느낌이 맞는지 데이터를 통해 살펴보자.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지 않았는데,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공은 총 3618개가 있었다. 이는 '스트라이크 콜'을 받은 공 24129구(스윙/파울 제외) 가운데 무려 15.0%에 달하는 비율이다. 그리고 오심의 대부분은 좌/우타자 가릴 것 없이 바깥쪽 낮은 코스에 집중되어 있다(이에 대해선 앞서 MLBNATION 팟캐스트에서도 소개한 바 있다).

▲ [그림5] 2021시즌 매니 마차도의 타석에서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났음에도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10구 ⓒ베이스볼서번트
▲ [그림6] 2021시즌 토미 팸의 타석에서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났음에도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10구 ⓒ베이스볼서번트

이는 김하성의 팀 동료 우타자들인 매니 마차도(그림5), 토미 팸(그림6) 타석에서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지 않았는데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위치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비율 측면에서 놓고 보면 MLB 평균(15.0%)보다 1.7%P 더 높은 오심율을 보이는 김하성이 더 손해를 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상한' 스트라이크 판정이 투고타저를 부추기고 있다는 논의도 해볼 수 있을 것이다(올 시즌 벌써 4차례나 노히터가 나오고 있다는 것을 떠올려보자).

하지만 김하성의 '적응'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올 시즌 이런 스트라이크 존 판정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숙지하고, 이에 맞춰 대응책을 찾아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자면 2스트라이크 이후 비슷한 공에는 좀 더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내서 커트를 하는 식이다. 비슷하면 조금 벗어나도 스트라이크가 될 확률이 평균 15%라는 것은 무시할 수 있는 숫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 [그림7] 2021시즌 김하성의 타석에서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했음에도 볼 판정을 받은 6구 ⓒ베이스볼서번트
▲ [그림8] 2021시즌 MLB 우타자들의 타석에서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했음에도 볼 판정을 받은 1442구. 바깥쪽 높은 코스로 던진 공의 비율이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베이스볼서번트

한편, 김하성의 올 시즌 볼 판정 가운데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했는데도 볼로 판정받은 공들은 6개가 있었다. 그중 4개는 높은 코스의 공이었다(그림7).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이 역시 메이저리그 전체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스트라이크 존의 변화와 같은 경향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는 우타자 기준 바깥쪽 높은코스로 던진 공을 잘 잡아주지 않고 있다(그림8)

종합하자면 2021시즌 메이저리그의 스트라이크 존은 바깥쪽으로 넓고, 위쪽으로는 좁아진 특이한 형태를 띠고 있다. 이는 모든 메이저리그 타자가 거의 동일하게 겪는 현상이다. 억울한 판정도 많았지만, 결국엔 이러한 올 시즌 스트라이크 존에 최대한 적응하는 것도 메이저리그에 도전 중인 김하성에게 주어진 과제 중 하나가 아닐까.

스포티비뉴스=이현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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