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세 피렐라.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박성윤 기자] 삼성 라이온즈 호세 피렐라는 메이저리그 명문 구단 뉴욕 양키스에서 메이저리거 꿈을 키웠던 선수다. 2007년 양키스 산하 루키 리그부터 시작했고 2014년 양키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2015년 메이저리그 데뷔 2년 차인 피렐라는 스프링캠프에서 최악의 사고를 맞이한다. 2015년 3월 23일(한국시간) 뉴욕 메츠와 시범경기에서 메츠 후안 라가레스 타구를 쫓다가 펜스에 부딪힌다. 이후 뇌진탕 증세가 그를 괴롭혔다. 그는 당시 미국 언론들은 "양키스 유틸리티 유망주 피렐라가 뇌진탕 증세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보도하며 유망주의 부상을 안타까워했다.

메이저리거로 성공했다고는 보기 어려운 피렐라는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 소속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1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경기에서 피렐라는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으로 활약했다. 삼성은 6-9로 졌지만, 피렐라의 활약은 눈부셨다.
▲ 분노한 호세 피렐라 ⓒ 곽혜미 기자

이날 경기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피렐라의 분노한 모습이 나왔다. 머리로 투수의 속구가 날아들었고 피렐라가 맞았다. 삼성이 6-9로 뒤진 7회초. 피렐라는 선두타자로 타석에 나섰다. 투수는 kt 필승조 주권이다. 피렐라는 주권과 대결에서 볼카운트 1-2로 몰렸다. 이어 주권이 던진 4구째 시속 141km 빠른 볼이 피렐라 머리로 날아들었다.

공은 헬멧에 맞고 크게 튀었고 피렐라는 자리에서 쓰러졌다. 이내 벌떡 일어선 피렐라는 화가 난 듯 주권을 노려보며 마운드로 걸어갔다. 주심이 이를 말렸고, 벤치클리어링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피렐라는 1루로 걸어 나갔다. 스스로 괜찮다고 말한 피렐라는 플레이를 이어갔다. 7회에 주루플레이를 했고, 9회에는 타석에 서서 타격해 우익수 뜬공을 만들기도 했다.

피렐라 별명 가운데 하나가 '착한 나바로'다. 야마이코 나바로는 과거 삼성에서 단일 시즌 외국인 최다 홈런인 48홈런을 치며 활약했다. 그러나 부족한 성실성 등의 태도 문제가 있었다. 피렐라는 나바로와 비슷한 스윙 궤적을 갖고 있으며 현재 11홈런으로 부문 공동 선두다. 거기에 성실하고 열정적인 승리욕을 갖추고 있어 '착한 나바로'라고 불리고 있다.
▲ 1루에 출루한 뒤에도 머리를 만지고 있는 피렐라. ⓒ 곽혜미 기자

그러나 머리로 날아든 공에 화를 참지 못했다. 야수처럼 일어서 머리로 공을 던진 상태 투수를 노려봤다. 심판이 막지 않았다면,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할 수도 있을 정도였다. 평소 피렐라의 모습과는 달랐다. 과거 뇌진탕으로 고생하며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2015년이 떠오를 법한 사건이었다.

삼성 팬들에게도 아찔한 순간이었다. 삼성은 과거 빠른 볼 헤드샷으로 기량 하락세를 겪었던 선수를 알고 있다. 2011년 신인왕을 차지했던 배영섭이다. 배영섭은 2013년 9월 8일 잠실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외국인 투수 레다메스 리즈의 151km/h 빠른 볼에 헤드샷 사구를 기록하고 쓰러졌다. 이후부터 배영섭은 기량 하락으로 1군 무대에서 고전했다. 배영섭은 2019년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했다. 배영섭 헤드샷 사고 이후 KBO 리그는 빠른 볼 헤드샷 퇴장 규칙을 도입했다. 

이날 사구를 기록한 주권은 경기 후 직접 피렐라에게 사과 인사를 했다. 주권은 통역과 함께 원정 더그아웃을 찾았고, 피렐라는 경기 후 주권과 대화 나눴다. 한편, 삼성 관계자는 경기 종료 후 "피렐라 스스로 괜찮다고 말했다. 정상적인 타격도 했다. 검진 계획을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 사과 인사를 한 주권(왼쪽)과 호세 피렐라.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박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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