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두산 베어스 이승진-김강률-홍건희-박치국. ⓒ 스포티비뉴스DB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가 역대급 필승조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구위가 가장 좋은 김강률(33), 홍건희(29), 박치국(23), 이승진(26) 등 4명을 필승조로 꾸렸다. 김강률과 홍건희, 이승진은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로 윽박지를 수 있는 파이어볼러들이라면, 사이드암인 박치국은 지난해 본격적으로 체인지업을 장착하면서 리그 정상급 불펜으로 성장한 투수였다.

김 감독은 4명 가운데 불펜에서 경험이 가장 많은 김강률에게 마무리 투수 보직을 맡겼고, 나머지 3명은 상황에 따라 순서를 달리해 마운드에 올렸다. 이들의 활약 덕분에 두산 불펜은 24일 현재 평균자책점 2.96으로 리그 선두에 올라 있다. 2위 LG 트윈스(3.76)와도 차이가 크다. 
 
마무리 김강률은 시즌 초반부터 지금까지 가장 꾸준했다. 19경기에 등판해 1승, 10세이브, 21⅓이닝, 평균자책점 1.27을 기록했다. 2008년 데뷔 이래 처음 10세이브 고지를 밟았고, 현재 리그에서 삼성 오승환(14세이브) 다음으로 많은 세이브를 책임졌다.  

이승진은 홀드 13개를 챙기며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프로 유니폼을 입은 2014년 이후 한 시즌 두 자릿수 홀드는 처음이다. 21경기에 등판해 팀 내 불펜 투수 중에서 가장 많은 25⅓이닝을 책임지며 평균자책점 1.42를 기록했다. 

홍건희 시즌 초반 제구에 기복이 있어 잠시 필승조에서 빠져 있는 시간도 있었지만, 20경기에 등판해 2승2패, 4홀드, 23⅔이닝, 평균자책점 1.90으로 좋은 성적을 냈다. 

홍건희는 22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생애 첫 기록을 남겼다. 3-3으로 맞선 8회 등판해 첫 타자 한동희를 상대할 때 던진 5구째 직구가 시속 154km를 기록했다. 데뷔 이래 기록한 최고 구속이다. 그만큼 현재 컨디션이 좋다고 볼 수 있다. 

박치국은 올해 김 감독이 가장 믿는 투수다. 이유는 간단하다. "계산이 되는 투수"이기 때문. 박치국은 팔꿈치 통증 여파로 지난달 말부터 한 달 가까이 휴식을 취해 다른 3명과 비교하면 출발이 더디다. 시즌 성적은 9경기 1승, 5홀드, 9⅔이닝, 평균자책점 2.79를 기록했다. 

박치국은 23일 잠실 롯데전에 복귀해 1⅓이닝 무피안타 무4사구 무실점 퍼펙트 투구를 펼쳤다. 그는 "몸 상태는 많이 회복했다. 팔꿈치도 괜찮아서 100% 컨디션으로 던졌다. 오랜만에 1군 등판이라 긴장했는데, 자신 있게 던지려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역대급 필승조를 구축했지만, 4명을 온전히 다 활용할 기회는 잘 찾아오지 않고 있다. 박치국이 한 달을 쉬고 돌아오자 이승진이 23일 왼쪽 햄스트링이 불편해 이탈했다. 김 감독은 박치국을 조금 더 중용하면서 김명신, 장원준, 윤명준 등을 상황에 따라 골고루 기용해 버틸 계획이다. 

박치국은 "내가 없는 동안 형들이 고생한 것을 잘 안다. 앞으로 형들과 합심해서 팀이 이기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 감독은 올해 필승조를 이야기할 때면 "다들 경험이 없는 편"이라고 늘 강조했다. 김강률은 2008년 입단 후 늘 좋은 공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잦은 부상으로 50경기 이상 등판한 시즌이 2차례(2017, 2018년)에 불과하다. 이승진과 홍건희는 지난해 트레이드로 두산에 오면서 필승조로 경험을 쌓기 시작했고, 박치국은 이제 프로 5년차다. 그렇기에 지금 페이스를 끝까지 유지할지 장담하기는 어렵지만, 이대로 한 시즌을 버틴다면 베어스 역사에 남을 최고의 필승조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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