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양석환(53번)이 1회 3점 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오고 있다.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시즌 개막 직전 두산 베어스가 내린 판단은 정확했다. 현재 양석환(30) 없는 두산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양석환은 9일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 5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14-8 역전승을 이끌었다. 안타 2개는 모두 홈런이었다.  

0-0으로 맞선 1회부터 홈런을 터트렸다. 2사 후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와 김재환이 연달아 볼넷으로 출루한 상황이었다. 양석환은 상대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왼쪽 담장 너머로 타구를 보냈다. 단숨에 3-0으로 달아나는 한 방이었다.  

7회에 경기 흐름을 바꿀 때도 양석환이 힘을 보탰다. 정수빈의 1타점 적시타와 페르난데스의 스리런 홈런으로 7-8에서 11-8로 뒤집은 뒤였다. 양석환은 볼카운트 2-0에서 진명호의 시속 140km짜리 직구를 공략해 좌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롯데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는 한 방이었다. 

두산이 지난 3월 LG 트윈스에 좌완 함덕주를 내주는 출혈을 감수하며 양석환을 데려왔다. 두산은 양석환과 좌완 남호를 받고, LG는 함덕주와 우완 채지선을 받는 2대 2 트레이드였다. 

두산이 양석환에게 바라는 몫은 명확했다. 중심 타자 최주환(SSG)과 오재일(삼성)이 이탈하면서 헐거워진 타선에 무게감을 더하는 게 첫 번째였다. 주전 1루수 확보는 그 다음이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양석환이 팀에 온 날부터 라인업 카드에 양석환을 5번타자 1루수로 적어 넣었다. 선수에게 팀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전달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 

또 하나. 두산은 그동안 우타 거포 갈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민병헌(롯데), 양의지(NC)가 차례로 FA 이적한 뒤로 대체자를 찾지 못했다. 박건우 외에도 큰 타구를 날릴 수 있는 오른손 타자가 필요했는데, 두산은 양석환이 그 몫을 해줄 수 있다고 봤다. 양석환은 8일까지 좌완 상대 타율 0.310(42타수 13안타), 1홈런, 5타점으로 기대한 만큼 성적을 내줬다. 타수 차이가 있지만, 우투수 상대 타율 0.250(124타수 31안타)보다 높다. 

양석환은 이날 홈런으로 시즌 홈런 12개를 기록했다. 4번타자 김재환(13개)과는 1개 차이로 팀 내 2위다. 타점도 이날 4개를 더해 35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역시나 팀에서 김재환(47타점) 다음으로 좋은 기록이다. 양석환이 현재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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