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목동, 김민경 기자/송경택 영상기자] "당장 프로에 와도 불펜에서 1이닝은 책임질 수 있는 투수다."

한 구단 고위 관계자의 평가다. 유신고 3학년 우완 박영현(18)의 투구를 지켜본 프로 구단 스카우트들은 순간순간 감탄했다.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찌르는 예리한 제구력과 최고 구속 148km까지 나오는 묵직한 직구가 인상적이었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등 변화구도 적재적소에 활용했다. "볼끝이 좋고 제구가 낮게 낮게 잘 들어온다"는 평가 그대로였다. 

박영현은 1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및 주말리그 왕중왕전 서울고와 8강전 3회말 2사 1루에서 2번째 투수로 등판해 4⅓이닝 동안 14타자를 상대하면서 1피안타 무4사구 8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챙겼다. 투구 수는 50개에 불과했다. 덕분에 유신고는 서울고에 7회 9-2 콜드게임 승리를 거두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탈삼진 쇼의 비결은 빠른 승부였다. 박영현은 "몸을 풀 때부터 공이 잘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타자들도 초반에 잘해줘서 편하게 던졌다. 2스트라이크에서 빼지 않고 바로 상대하는 편이다. 그러면서 삼진이 많이 나온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박영현은 kt 위즈의 1차 지명 유력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유신고는 kt가 1차 지명권을 행사하는 경기권에 있다. 다른 구단 스카우트들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kt는 좋겠다"고 말한 배경이다.

선수도 kt행이 거론되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박영현은 "주변에서 (kt가 1차 지명을 할 것이라고) 이야기를 많이 해서 부담이 있긴 하다. 신경을 안 쓰고 편하게 하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 유신고 3학년 에이스 박영현 ⓒ 목동, 곽혜미 기자
kt에는 유신고 선배인 소형준(20)이 있다. 소형준은 2019년 유신고의 창단 첫 황금사자기 우승을 이끈 에이스였다. 당시 소형준은 3학년, 박영현은 1학년이었다. 소형준은 2020년 1차지명으로 kt에 입단해 데뷔 시즌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안착하며 26경기, 13승6패, 133이닝,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해 신인왕을 차지했다. 

박영현은 소형준의 뒤를 따르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는 "(소형준 선배랑 같이 뛸 때) 내가 선발로 나가면 '뒤에 내가 있으니까 편하게 던져'라고 하면서 내 멘탈을 잘 잡아주셨다. 프로에 가서도 연락을 많이 했다. 이번 대회도 잘하라고 편하게 하라고 해주셨다"며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유신고는 오는 12일 강릉고와 4강전을 치른다. 에이스 박영현은 2년 만에 팀을 정상으로 이끌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강릉고 3학년 좌완 에이스 최지민과 현재 타격감이 가장 좋은 내야수 김세민을 경계 대상으로 꼽으며 필승을 다짐했다. 

박영현은 "강릉고는 투수도 좋고, 타격도 잘 친다고 생각해서 우리도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 4강에서 이기고, 결승 상대가 센 상대겠지만, 우리 야구를 하면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SPOTV는 12일 유신고와 강릉고의 4강전을 생중계할 예정이다. PC와 모바일 중계는 스포티비 나우(SPOTV NOW)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목동, 김민경 기자/송경택 영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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