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형우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구, 박성윤 기자] "죽고 싶었다." KIA 타이거즈 최형우가 48일 만에 홈런을 신고한 최형우가 부상 고충을 털어놨다.

최형우는 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서 좌중월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시즌 5호 홈런이자 지난 4월 22일 이후 48일 만에 쏘아 올린 대포다. 최형우 홈런으로 KIA는 7-5 승리를 챙겼다.

올 시즌 최형우는 보기 드문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최형우는 망막 중심 부위인 황반에 물이 고이는 중심장액성 맥락망막병증으로 올 시즌 26일 동안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황반에 물이 고여 원근감이 사라지기도 하고 사물이 움직이기도 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9일 홈런을 친 최형우는 그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최형우는 "몸이 너무 건강한데, 말도 안 되는 부상으로 뛰지 못했다. 정말 죽고 싶었다. 어디가 부러져서 깁스라도 하고 다니면 인정이라도 하겠는데,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가만히 있던 물체가 눈앞에 있기도 하고, 아스팔트에 아지랑이가 올라오는 것처럼 움직임이 보이기도 한다. 보통 사람이라면 일상생활 정도는 가능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야구 선수는 빠르게 날아오는 공을 보고 반응을 해야 하기 때문에 경기에 나서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딱히 치료법도 없다.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병원을 가도, 술, 담배, 스트레스를 조심하라고 말했다. 다 낫고 1군에 올라오면 기약이 없을 것 같았다. 다치기 전 상태가 되기까지 기다리면 시즌이 끝날 것 같았다. 두 달 안에 회복이라도 된다고 했으면, 그냥 쉬었을 텐데 그것도 아니었다"고 밝혔다.

최형우는 "화가 너무 많이 났다. 아내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마음을 가라앉혔다. 지금까지 너무 안 아프고 잘해왔으니까 쉬어가라는 의미라고 생각하자고 대화를 오래 나눴다. 그런 다음 마음을 내려놨다. 야구도 응원하면서 봤다. 함평도 기분 좋게 출근했다"고 돌아봤다.

이날 홈런은 최형우에게 의미가 있다. 그는 홈런보다 타구가 뜬공이 됐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최형우는 "몇 경기 전부터 뜬공을 치려고 했는데 안 나왔다. 8일 경기 때 오승환 형을 상대로 뜬공을 쳤고 오늘도 뜬공이 됐다. 마침 홈런이 돼 점수로 연결됐다. 팀이 계속 점수를 못 내고 있었는데, 누가 먼저 점수를 뽑지 않으면 계속 부담이 될 수도 있다. 1회부터 점수가 나와서 잘됐다"고 말했다.

올 시즌 부상과 부진으로 최형우는 시즌 타율은 0.195로 낮다. 최형우는 "타율이 낮은 것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과거에 KIA에 와서 시즌 초반에 안 좋았던 적이 있다"며 현재 타격감이 회복되고 있으니 곧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 최형우는 "눈 부상 관련 기사가 그만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핑계 대는 것 같다"며 1군에 복귀한 이상 실력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굳은 다짐을 남겼다.

스포티비뉴스=대구, 박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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