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목동, 김민경 기자/송경택 영상기자] "(김)진욱이 형 폐 안 끼치게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삭발군단' 강릉고를 이끄는 3학년 좌완 에이스 최지민(18)의 다짐이다. 김진욱은 지난해 강릉고의 황금사자기 준우승과 대통령배 우승을 이끈 에이스였다. 강릉고의 창단 첫 전국대회 우승을 이끈 에이스는 2021년 신인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다. 

최지민은 지난해 김진욱의 임무를 맡고 있다. 강릉고는 올해 우승 전력으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지만, 단체로 까까머리를 한 소년들은 하나로 똘똘 뭉쳐 황금사자기 4강에 오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대회를 앞두고 우승을 다짐하며 선수들이 자진해서 머리를 빡빡 밀었는데,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며 '삭발군단'이란 별명을 얻었다.

최지민은 대회 3경기에 등판해 1승 13⅓이닝 9피안타 3볼넷 15탈삼진 1실점(비자책점)으로 맹활약했다. 강릉고는 10일 인천고와 황금사자기 8강전에서 5-3으로 신승하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최지민은 이날 6회 1사 1, 2루 위기에 등판해 ⅔이닝 48구 무피안타 3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 승리를 지켰다.   

최재호 강릉고 감독은 "다 같이 하는 야구를 주문한 대로 해서 8강에 올라갔고, 상대팀이 인천고였다. 우승권 팀이고 좋은 투수들도 있어서 사실 선수들에게 집중력 있게 한 점씩 내면 좋은 승부가 될 테니 열심히 다 같이 야구하자고 주문했더니 역시 잘해줬다. 사실 우리가 여기까지 올라온 제일 꼴찌팀 아닌가. 솔직히. 다같이 잘해주니까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 강릉고 좌완 에이스 최지민 ⓒ 곽혜미 기자
▲ '삭발군단' 강릉고는 황금사자기 4강까지 승승장구하고 있다. ⓒ 곽혜미 기자
최지민과 관련해서는 "발목을 접질려서 겨울부터 훈련을 많이 못 했다. 2개월 정도 쉬어서 이제 조금 하는 정도다. 디뎌야 하는 발이 그래서 아직은 완쾌하지 않은 느낌이다. 본인은 괜찮다고 하니 파이팅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1~2년 동안 잘 만들면 좋은 투수가 될 것이라 믿는다. 지난해 가을 경기 때는 시속 140km 이상 나왔는데, 지금은 안 나오고 있다. 몸쪽 제구가 안 되는 경향이 있어서 몸쪽 사인을 줘도 바깥쪽으로 가더라. 아직 직구 힘이 떨어져서 슬라이더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팀을 4강으로 이끈 최지민은 아쉬운 마음이 더 컸다. "중요한 상황에 올라가서 막은 건 좋았는데, 7회에 인천고 선두타자 정상훈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서 위기가 있었다. 안 무너지고 끝까지 한 게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 

제2의 김진욱이란 수식어는 기쁘면서도 부담이 되는 말이다. 최지민은 "롤모델인 형이라서 그렇게 불리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다. 진욱이 형 폐 안 끼치게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강릉고는 12일 대회 최강팀으로 꼽히는 우승 후보 유신고와 준결승전을 치른다. 최지민은 "8강이 제일 힘들 것 같아서 8강만 잡으면 우승도 노려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준결승전에서 좋은 투구를 해서 꼭 결승전에 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스포티비뉴스=목동, 김민경 기자/송경택 영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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