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야구 대표팀 이나바 아쓰노리 감독.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신원철 기자] 16일 2020년 도쿄 올림픽 야구 대표팀에 뽑힌 이정후(키움)는 자신이 야구를 막 시작했던 2008년을 되돌아봤다. 

"그때가 초등학교 4학년이었는데 코치님이 보라고 하셔서 9경기를 다 봤다. 너무 멋있었다. 이용규 선배도 있었고…. 진짜 멋있다고 생각했다. 그때 또 우승을 해서, 나는 그냥 초등학교 야구부인데도 내 기가 다 살았다. 그런 기억이 있다. 요즘 야구 인기가 사그라든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e스포츠 인기가 많다는 얘기도 많고. 올림픽을 계기로 야구 인기가 살아났으면 좋겠다."

2006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불이 붙기 시작한 한국 야구의 '전성시대'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계기로 정점에 달했다. 관중 수는 해마다 늘어났다. 베이징 금메달이 없었다면 9구단, 10구단을 창단할 동력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풍요가 영원하지는 않았다. 이유는 차치하고 야구가 그때 만큼의 인기를 얻지 못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아직은 어린 22살 야구선수도 한국 야구의 미래를 걱정한다. 올림픽 대표팀의 선전이 또 한 번 인기를 얻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숙명의 라이벌 일본도 이번 올림픽이 야구의 인기를 젊은 세대로 전파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일본 프로야구는 코로나19가 나타나기 전인 2019년 시즌 리그 평균 관중 3만명을 돌파했다. 전통의 인기팀이 몰린 센트럴리그는 한신 타이거스(4만 2935명)와 요미우리 자이언츠(4만 2643명)의 쌍끌이 덕분에 평균 관중 3만 4655명을 기록했다. 퍼시픽리그도 2만 7202명의 평균 관중 수를 자랑하며 역대 최다 신기록을 썼다.

문제는 이 관중 수의 대부분이 '단골 손님'의 몫이라는 점이다. 열성팬이 많다는 것이 문제가 될 일은 아니지만, 신규 유입 팬이 부족하다는 점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정후는 "우리가 잘하면 야구에 관심 없던 사람들도 (야구를)봐주실 수 있고, 날 모르던 분들도 알아주실 수 있다. 나를 보면서 야구를 시작하는 어린이들이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일본 이나바 아쓰노리 감독도 이정후처럼 올림픽 선전이 어린이 팬들의 관심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그는 16일 대표팀 최종 명단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렇게 큰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보고 1명이라도 많은 아이들이 야구에 흥미를 갖고, 방망이와 공을 들어준다면 그보다 기쁜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에도 일본에도, 이번 올림픽은 단순히 명예를 건 싸움이 아니다. 야구의 미래를 안고 싸운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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