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 시즌 롯데의 정규시즌 3위를 이끌었던 용병 3인방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 이강유 영상기자] 2017년 롯데는 5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며 모처럼 가을 냄새를 맡았다. 당시 롯데의 정규시즌 3위는 모든 선수들이 합심한 결과였지만, 외국인 트리오의 활약을 빼놓고는 완결되기 어려웠다.

마운드에서는 조쉬 린드블럼과 브룩스 레일리라는 원투펀치가 활약했다. 레일리는 2017년 13승을 거둔 투수였고, 시즌 중반 롯데로 다시 돌아온 린드블럼은 뛰어난 활약으로 정규시즌 마무리를 책임졌다. 3할 타율(.303)의 내야수 앤디 번즈는 뛰어난 수비력으로 두 선수의 뒤를 받쳤다. 

세 선수의 동거는 2017년으로 끝났다. 린드블럼은 2018년 두산으로 이적했고, 번즈는 2018년 시즌 후 재계약 제안을 받지 못하고 한국을 떠났다. 마지막까지 롯데 유니폼을 입은 레일리도 2020년 시즌을 앞두고 롯데의 재계약 문서 대신 신시내티와 마이너리그 계약서를 선택했다.

이처럼 차례로 롯데를 떠난 세 선수는 이제 메이저리그에서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의 경계선에서 아슬아슬한 경쟁을 이어 가며 메이저리그 안착을 노린다.

두산을 거쳐 2020년 밀워키와 3년 계약을 맺은 린드블럼은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돌아간 외국인 선수로는 최고 대우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선발투수로 꾸준히 등판했다. 그러나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한 채 로테이션에서 탈락했고, 올해 최악의 성적을 남기며 결국 양도지명 처리되는 위기도 맞이했다. 

그러나 린드블럼은 밀워키 조직에 남는 것을 선택했고, 현재는 트리플A에서 메이저리그 재진입을 노리고 있다. 트리플A 4경기에서는 단 한 점도 실점하지 않는 빼어난 투구를 펼쳐 조만간 다시 기회를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레일리는 이미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휴스턴으로 트레이드된 뒤 팀의 왼손 스페셜리스트로 꾸준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17경기에 나가 평균자책점 3.94를 기록한 것에 이어 올해도 벌써 29경기에 출전하며 팀의 신뢰를 증명 중이다. 6점대로 올라간 평균자책점이 다소 아쉽기는 하지만 수비무관 평균자책점(FIP) 등 경기 내용은 그보다 더 뛰어나다는 평가로 팀 내 입지가 비교적 든든하다. 

2018년 시즌 후 재계약 제안을 받지 못하고 미국으로 돌아간 번즈는 가장 뒤늦게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오랜 트리플A 생활을 한 번즈는 최근 LA 다저스 25인 로스터에 당당히 포함됐고, 복귀 첫 경기에서는 메이저리그 첫 안타와 투수 등판이라는 진기한 일까지 모두 경험했다. 

린드블럼은 메이저리그 복귀가 급선무, 번즈는 메이저리그에서 버티는 게 우선이다. 레일리도 자신의 가치를 계속해서 증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세 선수의 소속팀 모두 좋은 성적으로 가을야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7년 롯데의 가을을 주도했던 세 선수가 메이저리그 가을잔치에서 다시 만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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