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타니 쇼헤이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최근 메이저리그(MLB)를 지배하는 이슈는 단연 투수들의 이물질 사용 금지다. MLB 공인구는 미끄러운 편이고, 이 때문에 투수들은 허용된 로진 외에도 파인타르나 선크림 등을 이용해 접착력을 높이려고 했다. 불법이었지만, 그동안 모두가 쉬쉬 했던 문제였다.

그런데 MLB 사무국은 이제 이것을 엄격하게 금지하겠다고 했고,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시작부터 투수들이 ‘검사’를 받기도 했다. 리그 최고의 투수들인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과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는 이물질 금지 시행 이후 첫 등판에서 모두 심판들의 검사를 거쳐야 했다. 별다른 문제는 없었지만 앞으로도 많은 투수들이 심판들 앞에 불러가야 할 처지다.

선수들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팬들 사이에서도 ‘불신의 시대’가 만연하고 있다. 이물질은 대개 공을 잘 챌 수 있게 해준다. 공의 회전력이 좋아지기 마련이다. 반대로 회전수에 비해 구속 증강에는 그렇게 큰 효과는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서 구속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회전수가 이전보다 크게 떨어진 선수들은 레딧 등 팬 커뮤니티나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서 어김없이 ‘의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도 그 의심의 눈초리를 피해가지 못했다. 오타니는 12일(한국시간) 애리조나와 경기에서 회전수가 뚝 떨어졌다. 이날 주무기인 스플리터 분당 회전수(RPM)는 시즌 평균에 비해 120회가 모자랐다. 17일 디트로이트와 경기에서는 평균에 비해 포심이 163회, 슬라이더가 133회, 스플리터가 345회, 커브가 390회, 커터가 195회나 모두 폭락하기도 했다.

단순한 컨디션 난조로 보기는 어려운 변화다. 일부 팬들은 오타니의 탄착점이 들쑥날쑥했다는 점까지 들었다. 실제 이날 오타니의 제구는 볼넷 유무와 관계없이 일관적이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오타니는 두 경기에서 모두 나쁘지 않은 투구를 했다. 12일 애리조나전에서는 5이닝 2실점, 18일 디트로이트전에서도 6이닝 1실점을 했다. 게릿 콜(뉴욕 양키스)이나 트레버 바우어(LA 다저스) 등 의혹이 있었던 선수들 모두 회전수가 모두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기록은 어느 정도 내고 있는 편이다. 결국 이물질과 선수의 투구 내용에 얼마나 연관이 있는지는 정확하게 설명하기 쉽지 않은 셈이다. 아마도 더 많은 표본이 쌓여야 평가가 가능할 수도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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