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미래를 짊어질 유망주들이 빙판을 뜨겁게 달궜다.

유영(11, 문원초) 김예림(12, 군포양정초) 임은수(12, 응봉초)는 10대 초반의 나이에 한국 피겨스케이팅 무대를 장악했다. 김연아(26) 이후 피겨스케이팅 유망주들은 꾸준하게 등장했다. 한때 박소연(19, 단국대)과 김해진(19, 이화여대)이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치열하게 경쟁했다. 그리고 올해 유영과 김예림 그리고 임은수가 차세대 주자로 급부상했다.

이들 가운데 가장 먼저 주목을 받은 이는 유영이다. 지난달 초 서울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제70회 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종합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시니어부에서 우승했다. 2004년생인 유영은 만 11세의 나이로 김연아가 2003년 종합선수권대회에서 세운 역대 최연소 우승(만 12세 6개월) 기록을 넘어섰다.

김예림은 올해 종합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시니어부 4위에 올랐다. 이 대회에서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지만 이번 전국체전 쇼트프로그램에서 깨끗한 연기를 펼치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임은수도 큰 실수 없이 경기를 마치며 김예림의 뒤를 이었다. 반면 유영은 점프에서 실수하며 여초부 쇼트프로그램 3위에 그쳤다.

스피드와 타고난 끼를 갖춘 유영

김연아의 등장 이후 그에게 영향을 받아 피겨스케이팅에 입문한 '연아 키즈'는 한두 명이 아니다. 유영도 김연아의 영향을 받아 피겨스케이팅을 시작한 이들 가운데 한 명이다. 유영은 태어난 지 4주 만에 싱가포르로 건너갔다. 하지만 피겨스케이팅 선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2012년 한국으로 돌아왔고 2015년 종합선수권대회 6위에 오르며 두각을 나타냈다.

이후 하루가 다르게 성장한 그는 올해 쟁쟁한 언니들을 모두 제치고 한국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이 됐다. 유영은 3회전 5종 점프(트리플 토루프 트리플 살코 트리플 루프 트리플 플립 트리플 러츠)는 물론 3-3 콤비네이션 점프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특히 어려운 점프 조합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를 실전에서 시도한다.

유영의 장점은 빠르고 유연한 스케이팅과 타고난 끼다. 김예림은 유영에 대해 "(유)영이는 예술점수가 높다. 또한 점프가 과감해 관중의 시선을 끌어들인다"고 말했다. 임은수는 "영이는 스피드가 빠르고 표현력도 좋다. 그리고 스핀 레벨도 높다. 나는 이 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빠른 움직임으로 빙판을 치고 나가는 유영의 프로그램은 다이내믹하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실수가 나왔지만 4일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완벽한 연기를 펼칠 경우 동계체전 초등부 2년 연속 우승 가능성이 있다.

유영이 올해 종합선수권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펼친 기술 구성은 놀랍다. 초반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루프 그리고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점프를 시도했다. 후반부에는 트리플 플립과 러츠 그리고 살코를 뛰고 마지막에는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를 뛰었다. 당시 유영은 이 점프를 모두 성공했고 세 가지 스핀(플라잉 싯 스핀 레이백 스핀 체인지 콤비네이션 스핀)에서 모두 레벨 4를 기록했다. 이러한 기술을 받쳐 주는 예술 점수도 54.13점을 받았다.

유영의 최고 장점은 뛰어난 기술과 타고난 표현력을 갖췄다는 점이다. 큰 부상 없이 성장한다면 김연아 이후 또 한 명의 올라운드 플레이어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실전에 강한 김예림, 타노 점프 인상적

동계체전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예림의 집중력은 뛰어났다. 모든 요소에 정성을 기울이는 흔적이 보였고 이러한 집중력은 좋은 결실로 이어졌다. 그는 기술점수(TES) 36.34점 예술점수(PCS) 23.11점을 합친 59.45점을 기록했다.

김예림은 타노 기술(점프할 때 두 손을 올리고 하는 기술)을 시도했다. 임은수는 "(김)예림이는 실수를 많이 하지 않고 높은 타노 기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유영 역시 "(김)예림이 언니는 실전과 연습에서 클린 연기를 잘한다"고 밝혔다.

김예림 역시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마스터했다. 트리플 루프도 깨끗했고 프로그램 후반부에 시도한 두 가지 스핀(체인지 콤비네이셔 스핀 레이백 스핀)에서는 모두 레벨 4를 받았다. 김예림의 스핀은 매우 빠르고 유연했다.

점프 질이 뛰어난 임은수

임은수도 김예림처럼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시도해 성공했다. 이어진 트리플 플립과 더블 악셀도 흔들리지 않았다. 점프는 물론 스핀도 뛰어났고 실전에서 집중력도 돋보였다.

김예림은 동갑내기 경쟁자 임은수에 대해 "(임)은수는 점프가 아주 시원하고 멋지다. 이 점이 장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유영은 "예림 언니와 은수 언니 모두 마음이 강해서 실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동계체전 쇼트프로그램에서 나타난 이들의 기량은 종이 한 장 차이였다. 실전에서 집중력을 발휘해 실수를 안 하는 쪽이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른 이들은 4일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한다.

[영상] 유영, 임은수, 김예림 인터뷰 ⓒ 스포티비뉴스 류도흔 촬영감독, 송경택 편집

[사진1] 유영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사진2] 김예림 ⓒ 스포티비뉴스

[사진3] 임은수 ⓒ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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