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드리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스페인은 7일(이하 한국 시간) 이탈리아 암초에 부딪혀 유로 항해를 마감했다.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2-4로 고개를 떨궜다. 하나 결과만 거머쥐지 못했을 뿐 경기력은 외려 더 뛰어났다.

특히 중원에서 공격 전개가 일품이었다. 세르지오 부스케츠(32,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특유의 간결한 패스워크와 영리한 압박, 쭉 찔러주는 전진 패스를 고루 활용했다.

그리고 한 명 더. 2002년 11월생으로 아직 만 열아홉도 안 된 한 앳된 미드필더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37, 비셀 고베)마냥 스페인 허리를 책임졌다.

주인공은 페드리(18, 바르셀로나)였다. 왜 이 선수가 불과 열여덟 나이에 세계 최고 클럽 주전으로 기용되는지 고개가 끄덕여졌다. 2선에서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왕성한 활동량과 정상급 탈압박, 빠른 상황 판단을 120분 내내 보였다.

윙어와 공격형 미드필더, 메짤라 역할을 시시각각 소화하는 축구 지능이 일품이었다.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백전노장 수비진을 맞아서도 전혀 기죽지 않았다. 부스케츠, 코케(29,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무적함대 엔진 노릇을 100% 수행했다.

이날 페드리는 패스 67번을 시도해 65회를 배달했다. 패스 성공률 97%라는 경이적인 숫자를 쌓았다. 더 놀라운 건 연장 돌입 전까지 55회 패스 시도를 모두 성공했다는 것. 2회씩 거둔 키패스와 찬스 메이킹은 덤이었다.

'패장' 루이스 엔리케(51) 스페인 대표 팀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당연히 표정이 어두웠다. 내용에서 근소한 우위를 점하고도 승부차기서 밀린 점을 아쉬워했다.

하나 페드리를 언급할 땐 분위기가 달랐다.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SPN에 따르면 엔리케 감독은 "다들 오늘(7일) 봤을 게다. 믿겨지는가. 이게 만 18살 선수가 치른 토너먼트 게임이란 게 (이성적으로) 받아들여지는가. 같은 나이 이니에스타도 못한 걸 페드리가 해냈다. 머리론 도저히 납득 안 되는 일이 피치 위에서 벌어진 것"이라며 극찬을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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