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타니 쇼헤이가 14일(한국시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포수의 사인을 지켜보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느낀 올스타전의 맛이 꽤나 짜릿했던 모양이다. 전 세계 야구팬들 앞에서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뽐낸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는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또 오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오타니는 14일(한국시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아메리칸리그 선발투수 겸 1번타자로 나와 1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5-2 승리를 도왔다. 또, 생애 처음으로 나선 올스타전에서 승리투수까지 되는 기쁨도 누렸다.

이번 올스타전은 오타니를 위한 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먼저 홈런더비. 올 시즌 전반기에서 33홈런을 때려내며 메이저리그 전체 선두를 달린 오타니는 1번 시드를 받고 홈런더비 출전권을 얻었다.

올스타전 전날인 13일 열린 홈런더비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오타니였다. 준비 과정부터 등장 그리고 연장 승부까지 현지 언론은 하나의 장면도 놓치지 않았다.

다만 승부는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상대였던 후안 소토가 22개를 때려낸 상황. 오타니는 3분 동안 16개를 기록해 패색이 짙었지만, 추가시간 1분 동안 6개를 추가해 극적으로 균형을 맞췄다. 그리고 1차 연장에서 둘 모두 6개씩을 쏘아올려 승부는 2차 연장으로 향했다. 여기에서 소토는 주어진 공 3개를 모두 홈런으로 연결한 반면, 오타니는 초구를 놓치면서 패했다.

그래도 오타니의 올스타전은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었다. 본게임에서 선발투수 겸 1번타자로 나오기 때문이었다. 원래 지명타자 제도가 적용되는 올스타전에선 투수가 등판을 마치면 타석에서도 나와야 하지만, 오타니의 투타 겸업을 위해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룰까지 개정했다.

1회말 첫 타석을 통해 등장한 오타니는 시속 154㎞짜리 직구를 때려내 파울을 기록했다. 이어 다시 2구째 148㎞ 커터를 공략해 강한 타구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2루수 아담 프레이저가 슬라이딩으로 타구를 막아내 아웃으로 연결했다.

쉴 틈은 없었다. 1회 아메리칸리그의 삼자범퇴 후 곧바로 마운드를 맡은 오타니는 선두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해 숨을 돌렸다. 이어 맥스 먼시를 2루수 땅볼로 유도한 뒤 놀란 아레나도 역시 3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특히 아레나도를 상대할 때는 직구 최고구속을 161㎞까지 끌어올리며 관중을 열광시켰다.

1995년 노모 히데오와 2019년 류현진 이후 아시아인으로는 역대 3번째 올스타전 선발 등판 중책을 마친 오타니는 2회 마운드를 랜스 린에게 넘겼다. 그리고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1루수 땅볼로 물러난 뒤 J.D. 마르티네스와 교체되며 이날 경기를 마쳤다.

1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된 오타니는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조금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즐거웠다. 무엇보다 팬들의 응원이 정말 힘이 됐다.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또 오고 싶다”고 들뜬 소감을 밝혔다. 이어 “좋은 타자와 투수들을 상대하며 내 수준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후반기에도 활약해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닛칸스포츠는 “오타니가 출전한 홈런더비의 관동 지방 평균 시청률은 17.2%였고, 순간 최고 시청률은 20.4%”였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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