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환과 오상욱, 구본길, 김준호(왼쪽부터)가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우승을 차지한 뒤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깨물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지바, 정형근 기자] 세계랭킹 1위와 7위, 10위, 20위. 흩어져도 강하지만, 뭉치면 더욱 강력해지는 ‘펜싱 어벤져스’ 군단이 자존심 회복을 위해 다시 출격한다.

김정환(38)과 구본길(32·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 김준호(27·화성시청), 오상욱(25·성남시청)은 28일 오전 11시25분 일본 지바 마쿠하리메세에서 도쿄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빛 레이스를 시작한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갖춘 그야말로 펜싱 어벤져스다. 세계랭킹만 놓고 봐도 이들의 위용을 짐작할 수 있다. 세계랭킹 1위 오상욱을 시작으로 7위 김정환, 10위 구본길까지 톱10 안에만 3명이 들어있고, 김준호도 20위의 숨은 강자다.

한국은 2012런던올림픽에서 이 종목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선 정식종목에서 잠시 제외돼 대회를 걸렀다. 따라서 이번 도쿄올림픽은 한국이 디펜딩 챔피언 자격을 지니고 있다.

개인전에서 아쉬움이 컸던 만큼 칼을 더욱 날카롭게 갈았다. 김정환이 투혼을 펼치며 동메달을 따내긴 했지만, 오상욱은 8강, 구본길은 32강에서 탈락했다. 최소 준결승에는 2명이 진출하리라는 기대를 뒤엎는 이변이었다.

우승의 기억이 있어서 더욱 듬직하다. 이들은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함께 금메달을 일궜다.

단단한 팀워크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장면도 이때 나왔다. 당시 개인전 결승전에서 구본길이 오상욱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런데 구본길은 웃을 수가 없었다. 후배 오상욱은 금메달을 차지해야만 병역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신 구본길은 “단체전에서 우승을 달성해 후배에게 선물을 하겠다”고 다짐했고, 사흘 뒤 우승으로 이 약속을 갚았다. 뜨거운 눈물과 함께였다.

이 대회 이후 김정환이 돌연 은퇴를 선언하면서 펜싱 어벤저스는 해체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김정환은 이를 번복해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고, 후배들과 함께 도쿄로 향했다.

한편 한국은 27일 여자 에페 단체전 결승전에서 아쉽게 패했다. 에스토니아와 대등하게 맞섰지만, 32-26으로 금메달을 놓쳤다. 남자 사브르 4총사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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