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학범호 와일드카드 황의조와 박지수(오른쪽부터) ⓒ연합뉴스
▲ 와일드카드 권창훈의 활약이 더 중요한 멕시코전이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메달권으로 가는 중요한 고비에서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 3명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31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축구 멕시코와 8강전을 갖는다. 메달권 진입을 위해서는 절대 승리가 필요한 경기다.

특히 맏형이자 와일드카드인 원톱 황의조(지롱댕 보르도)와 미드필더 권창훈(수원 삼성), 수비수 박지수(김천 상무)가 자기 포지션에서 이름값을 해줘야 한다.

황의조는 뉴질랜드, 루마니아전에서 침묵해 걱정이 컸지만, 온두라스전에서 페널티킥 두 개 포함해 해트트릭을 해내며 6-0 승리에 일조했다. 골 감각만 찾으면 무서워지는 황의조라는 점을 고려하면 온두라스전 활약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멕시코는 온두라스와 비교해 조직력이 더 좋은 팀으로 꼽힌다. 수비 역시 적극적이다. 황의조가 영리한 움직임으로 쉽게 오지 않을 골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비와 미드필더 모두 소화 가능한 멕시코 중앙 미드필더 루이스 로모의 견제를 지나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의 선방을 피할 슈팅력이 필요하다.

황의조 아래 공격 2선의 권창훈은 지난 2016 리우 올림픽 조별리그 멕시코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1-0 승리를 안긴 기억이 있다. 당시 8강에서 무너졌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권창훈의 경험이 귀하게 쓰여야 한다.

권창훈은 공격형 미드필더는 물론 좌우 측면 공격수 모두 소화 가능하다. 김 감독이 어떤 조합을 내세울 것인지가 미지수지만, 이동준, 이동경(이상 울산 현대)이나 이강인(발렌시아CF), 엄원상(광주FC) 등 누구와 나더라도 2선 교통정리와 더불어 멕시코 기동력을 시작부터 차단해주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왼발 킥 능력이 뛰어난 권창훈은 조별리그 3경기 동안 세트피스 키커로 나섰지만, 골맛을 보지 못했다. 세트피스 활용을 중요하게 여겼던 김 감독은 아직 작품을 만들지 못했다. 권창훈이 세트피스 완성도를 높여 김 감독을 웃게 해줘야 한다.

현역 군인인 '훈련병' 신분 박지수는 군인 정신으로 다시 몸을 날릴 준비를 마쳤다. 경험이 많아 정태욱(대구FC)와의 호흡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후방 침투 능력이 좋은 멕시코의 패스를 잘라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박지수는 김민재(베이징 궈안)의 대안이었지만, 어느새 그의 이름을 지우고 '박지수'를 제대로 알리고 있다. 흥분을 잘하는 멕시코의 심리를 자극하며 수비만 제대로 해낸다면 금상첨화다. 척추 라인을 책임지는 와일드카드 3명의 시간이 다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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