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로스앤젤레스, 문상열 특파원] "볼티모어 구단은 무능하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좋은 ESPN의 ‘베이스볼 투나잇 위드 올니’ 팟캐스트 진행자 버스터 올니와 칼 래베치가 입을 모아 김현수의 마이너리그행을 권고한 볼티모어 오리올스 구단을 맹비난했다.
올니(52)는 ESPN의 선데이나잇 베이스볼의 사이드 리포터로 활동하는 27년 경력의 야구 전문기자다. 현재는 ESPN의 리포터이지만 ‘볼티모어 선지’에서 기자로도 활동했다. 래베치는 TV ‘베이스볼 투나잇’의 메인 진행자다. 메이저리그에서 영향력이 크다. 최근 탬파베이 레이스와 쿠바 대표팀의 경기 때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인터뷰한 캐스터이기도 하다.
팟캐스트는 TV가 날마다 베이스볼 투나잇을 편성하지 못하는 관계로 매일 벌어지는 야구 뉴스를 대체해 주는 보완 프로그램이다.
2일(한국 시간) 팟캐스트에서는 볼티모어 구단의 김현수 마이너리그행과 관련한 거부권 행사를 주제로 3분여 동안 프런트와 피터 안젤로스 구단주의 그동안 행태를 강하게 비난했다. 올니 기자는 “나 같아도 김현수와 똑같은 생각이다”며 구단 행정을 비판했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갖고 있는데 왜 그런 얘기를 했는지 알 수 없다는 거였다.
오프 시즌 김현수의 프리에이전트 계약과 관련해 프런트와 코칭스태프의 의견이 맞지 않았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벅 쇼월터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김현수를 원하지 않았는데 댄 듀켓 단장의 프런트에서 계약을 밀어붙였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서로 호흡이 맞지 않았다는 얘기다.
아울러 “볼티모어는 크리스 데이비스에게 7년 1억6천100만 달러의 거금을 투자했지만 팜팀에 유망주 선수가 드물다. 김현수에게 줄 700만 달러는 뉴욕 양키스나 보스턴에서는 껌값에 불과하다. 왜 고집하는지 알 수 없다. 단장부터 무능력하다”고 꼬집었다. 계약이 실패했으면 700만 달러 포기가 당연하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 오면 영어도 통하지 않고 환경도 다르다. 그런데 시범경기 44타수로 선수를 판단한다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아시아와 쿠바에서 오는 선수와 프리 에이전트 계약은 항상 미스테리한 것이다“며 구단의 성급한 판단도 나무랐다.
“볼티모어는 뉴욕이나 보스턴과 달리 한 명의 스타플레이어에게 올인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실패 사례가 자주 나타난다”며 안젤로스 구단주의 구단 운영 문제점을 지적했다.
변호사 출신의 안젤로스(86)는 1993년 영화 ‘패트리어츠 게임’ ‘붉은 10월’로 유명한 소설가 톰 클랜시, 코믹 북 소설가 스티브 게피와 공동 투자로 1억7천300만 달러에 구단을 매입했다. 이후 안젤로스는 이사회 CEO로 앉으면서 구단을 마음대로 운영했다. 팬들도 안젤로스 구단주의 전횡에 염증을 느꼈다. 2009년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지에 최악의 구단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안젤로스 체제 하에서 2011년 벅 쇼월터 감독이 오기 전까지 볼티모어는 딱 한 차례 1997년 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1996년에는 와일드카드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김현수로 듀켓 단장이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무능을 드러냈지만 볼티모어는 감독 쇼월터와 단장 듀켓 체제에서 4년 동안 두 차례 포스트시즌 진출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국내에서는 쇼월터 감독을 비난하는 분위기이지만 미국에서는 모든 비난의 화살이 단장과 프런트에 쏠리고 있다. 계약은 감독의 권한이 아니기 때문이다. 듀켓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시간은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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