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레이시 골드 ⓒ GettyImages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그동안 잠잠했던 미국 피겨스케이팅 열기가 모처럼 뜨거워지고 있다. 올해 전미선수권대회 우승자인 그레이시 골드(20, 미국)가 2016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1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미국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마지막으로 우승한 것은 2006년이다. 당시 미국 피겨스케이팅의 미래로 주목을 받은 키미 마이스너(26)가 세계선수권자가 됐다. 그러나 이후 미국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은 변방으로 물러났다.

한국에서는 김연아(26)가 등장했고 일본에서는 아사다 마오(26)와 안도 미키(28)가 떠올랐다.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을 앞둔 시기에는 러시아 선수들이 급부상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는 2016년 피겨스케이팅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 대회를 앞두고 미국 NBC 해설가인 조니 위어는 에브게니아 메드베데바(16)와 엘레나 라디오노바(17, 이상 러시아)를 우승 후보로 꼽았다. 동메달은 미국 선수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 에브게니아 메드베데바 ⓒ GettyImages

쇼트프로그램 승자는 골드였다. 골드는 기술점수(TES) 40.51점 예술점수(PCS) 35.92점을 더한 76.43점으로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1위에 올랐다. 홈어드밴티지를 받은 점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큰 실수가 없었다.

골드는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1.30점의 수행점수(GOE)를 받았다. 3가지 스핀은 모두 레벨 4를 기록했고 예술점수는 출전 선수 가운데 최고인 35.92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트리플 플립은 스케이트 에지가 깨끗하지 못했다며 어텐션 판정을 받았다.

안나 포고릴라야(18, 러시아)는 73.98점으로 2위에 올랐고 우승 후보인 메드베데바는 73.76점을 받으며 그 뒤를 이었다. 올해 전미선수권대회 2위인 애슐리 와그너(24)는 73.16점으로 4위에 올랐다.

미국 매체 워싱턴 포스트는 2일(이하 한국 시간) "골드가 미국 피겨스케이팅의 금메달 가뭄을 해결할 수 있지만 쉽지 않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지난 3년 동안 러시아는 높은 기술로 구성된 프로그램으로 시즌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는 성공을 위해 어린 선수들을 육성했다"고 덧붙였다.

골드와 2위 포고릴라야의 점수 차는 2.45점이다.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는 점수다. 메드베데바는 쇼트프로그램에서 높은 기초 점수를 가진 점프를 모두 프로그램 후반부에 배치했다. 한층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다.

골드의 세계선수권대회 최고 성적은 지난해 기록한 4위다. 개최지의 이점이 있지만 포고릴라야와 메드베데바가 실수 없는 경기를 하면 승부는 예측하기 어렵다.

골드는 미셸 콴(35)과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 남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에반 라이사첵(30, 이상 미국) 등을 키운 프랭크 캐롤 코치의 지도를 받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캐롤 코치는 쇼트프로그램이 끝난 뒤 다음 날 아침 골드에게 진정할 것을 제안했다. 골드는 캐롤의 엄격한 관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 프랭크 캐롤(왼쪽), 그레이시 골드(가운데) ⓒ GettyImages

이 매체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5번 우승한 콴을 언급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콴이 보여 준 승부사 기질을 '킬러 본능'이라고 표현했다. 우승할 기회를 놓치지 않는 기질이 골드에게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캐롤 코치는 골드가 콴과 같은 '킬러 본능'을 가졌냐는 질문에 "보면 알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는 지난달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5위에 그쳤다.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잦은 실수를 하며 무너졌다. 메드베데바는 올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과 유럽선수권대회를 정복하며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올렸다. 여자 싱글의 최종 승자는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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