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애틀 매리너스 이대호는 21일 만에 홈런을 연타석으로 장식했다. 시애틀은 이대호의 홈런으로 9-8 역전승을 거뒀다.

[스포티비뉴스=로스앤젤레스, 문상열 특파원] 시애틀 매리너스 이대호가 벤치 워머의 설움을 씻는 통쾌한 연타석 홈런을 뿜었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연타석 홈런이다. 시애틀은 이대호의 연타석 홈런에 힘입어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1위를 지켰다. 이대호는 21일 만에 터진 홈런의 짜릿한 손맛을 시즌 3, 4호로 연결했다. 

이대호는 5(이하 한국 시간)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벌어진 라이벌 오클랜드 에이스와 경기에 8번 타자 1루수로 출장했다. 타순을 보면 스콧 서비스 감독은 여전히 이대호를 과소평가하고 있다. 이대호의 클러치 능력이나 타격 기술은 분명 8번 타자가 아니다. 서비스 감독이 앞으로도 이대호를 플래툰과 8번 타자로 기용할지 지켜볼 일이다.

이대호는 오클랜드 선발투수인 좌완 루키 션 마네이아를 상대하려고 출장했지만 정작 홈런은 2명의 구원 우완들에게 뽑았다. 선발 출장은 지난달 28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 이후 7일 만이다. 오랜만에 선발 출장한 이대호는 마네이아에게는 안타를 뽑지 못했다. 첫 타석 32루수 실책으로 출루했고, 5회에는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시애틀은 0-2로 뒤진 44점을 뽑아 전세를 뒤집었다. 에이스 '킹'  펠릭스 에르난데스가 마운드에 있어 연승 행진을 이어 가는 듯했다.

그러나 야구는 알 수 없었다. 5회 에르난데스와 3루수 카일 시거의 실책과 함께 집중 6안타를 허용하며 6실점했다. 에르난데스는 5회 아웃 카운트를 잡지 못하고 4이닝 동안 9피안타 8실점(4자책점)하고 강판당했다. 패전의 멍에를 뒤집어 쓸 판이었다. 하지만 해결사 이대호가 있었다. 에르난데스의 패전을 지운 연타석 홈런이었다.

이대호는 64-8로 뒤진 상황에서 1사 후 오클랜드 구원 투수 라이언 둘의 초구 시속 146km(약 91마일) 직구를 후려쳐 콜리세움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장쾌한 홈런을 뽑았다. 이때까지는 추격의 발판이 되는 홈런이 될지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시애틀은 이대호의 홈런과 아오키 노리치카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만회해 스코어를 6-8로 좁혔다.

시애틀은 7회 카일 시거의 적시타로 다시 1점을 만회해 7-8로 따라붙었다. 이어진 22루에서 이대호가 타석에 등장했다. 상대 투수는 한때 마무리로 활약했던 강속구 투수 존 액스포드. 이대호는 볼카운트 3-1에서 시속 152km(약 95마일) 빠른 공을 통타해 좌월 역전 2점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시애틀은 7회 이대호의 홈런 등으로 3점을 보태 9-8로 전세를 뒤집었다. 이대호는 9회 고의4구로 출루해 4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점은 6개가 됐다.

시애틀은 에르난데스가 8실점으로 물러난 뒤 구원진이 5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오클랜드 타선을 막아 시즌 1611패를 마크했다. 마무리 스티브 시섹은 9회에 등판해 1점 차 승리를 지켜 시즌 8세이브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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